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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웅의 붓 '세계를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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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작품 구입 쇄도

▲ 한국국제아트페어 전시장 앞에 선 서양화가 이정웅.
▲ 한국국제아트페어 전시장 앞에 선 서양화가 이정웅.

"중학교 때 미술 동아리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뒤로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귀신같은 재주'로 유화 물감으로 동양의 붓을 그려내고 있는 이정웅(44) 씨. 지난주 서울 COEX '2007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07)'에서 만난 이 씨는 아래위로 하얀 모시옷을 입고 컬렉터들을 맞았다. 최근의 인기를 반영하듯 개막 첫날에 출품작 4점 중 3점이 주인을 찾아갔다.

이 씨의 '붓 시리즈'는 말 그대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지난달 이화익 갤러리에서 연 개인전에서도 출품한 13점 중 10점이 첫날에 팔렸다. 화랑가에서 요즘 유행처럼 말하는 '솔드 아웃(sold out)', 완전 매진이다. 대부분 100호가 넘는 대작인 점을 감안하면 '붓'의 인기도를 짐작할 만하다.

그의 인기는 국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작품을 들고 나간 스위스 취리히, 독일 쾰른, 미국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는 완전히 '손을 털고' 나왔다. 특히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새타이 호텔에서는 이 씨의 '붓'을 13점이나 구입했다. 북한의 금강산에 신축할 호텔에도 이 씨 그림을 걸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해외 경매에서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20호 작품이 추정가 2만 5천~3만 달러를 넘어서 4만 2천 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렇게 주문은 밀리고 작품은 자꾸만 귀해진다. 붓 연작으로 성공한 작가 이정웅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고향인 울릉도에서 단기병(방위) 생활을 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성실함 때문만은 아니다.

잘 팔리던 정물을 과감하게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인기작가들이 변화의 결과가 두려워 비슷한 작품을 '우려먹는' 것에 비하면 용단이었다. 그는 "작가는 일생 동안 적어도 4번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잘 나가는 작품만 하지 않겠다는 고집이다.

이제 전업작가로서의 기반을 다진 이 씨는 8월쯤 서울로 짐을 옮길 작정이다. 큰 시장에서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서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재주에 든든한 체력, 기구의 도움 없이도 세밀 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시력이 무기이다.

김일해 이수동 씨에 이어 대구를 빛낼 '세계적' 화가를 꿈꾸는 것이다. 아시아적인 것, 동양적인 가치를 찾던 중 발견했다는 붓 이미지로 세상을 누비고 있는 이 씨의 큰 획이 앞으로 중국 인도에까지 이르기를 기대해본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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