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 횡단 간선망인 88올림픽 고속국도 확장 계획이 지난주 다시 한번 뉴스거리가 됐다. 東西(동서) 양편 종점 구간 확장이 작년 말 완료된 데 이어, 그 중간인 담양(전남)∼성산(고령) 사이 142.6㎞를 4차로로 넓히기 위한 공사도 내년 초 착수키로 했다는 게 요점이다. 국내 유일의 왕복 2차로 고속국도로서 짊어져 왔던 위험천만의 열악성을 극복하게 되리라는 기대도 빠뜨림 없이 곁들여졌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우선, 이번에 보도된 건설교통부의 확장 계획은 사실 3년 전 기본계획을 세울 때 이미 발표한 것의 재탕일 뿐이다. 착공 시기는 오히려 그때보다 2년이나 늦춰졌다. 뿐만 아니어서 이번 발표는 확장 공사가 2016년이나 돼야 완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또 10년간이나 그 위험한 길을 그대로 다녀야 한다는 말이다.
21명이나 한꺼번에 목숨을 잃어야했던 2000년의 慘事(참사)를 건교부가 벌써 까마득히 잊어버린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 후 고속국도로 인정할 수 없으니 통행료를 받지 말라는 시민운동이 벌어졌고, 영호남 8개 시'도 지사들도 나서서 조속한 확장을 촉구했다. 경찰마저 그 대열에 동참해 중앙분리대 설치를 정식으로 요구하는가 하면 일부 구간의 최고 속도를 일반국도 수준(70㎞ 이하)으로 낮춰버리기까지 했다. 도로공사 또한 특수차선을 도입하고, 이 고속도에서만은 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 일을 겪고도 이제 와 확장에 또 이렇게 꾸물대는 것은 安逸(안일)과 나태함 아닌 다른 어떤 탓으로도 이해하기 불가능하다. 확장에 대한 투자를 집중화해 기술적으로 허용되는 한도까지 최대한 완공 시기를 앞당겨 마땅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