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차의 '파업 자제' 약속을 주시한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28일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파업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초 선출된 이상욱 지부장의 이날 발언은 집행부 주도의 연례적인 파업 투쟁에서 탈피해 노동조합의 본디 목적에 충실함으로써 실추된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대차 노조는 창립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파업을 벌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체 조합원이 4만 명이 넘고 국내 노동조합의 대명사격인 현대차 노조의 투쟁 방향은 여타 사업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현대차 노조의 시도 때도 없는 정치성 파업에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조합원들 또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이제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지난해 정치 파업의 여파로 현대차 株價(주가)가 1년만에 30%이상 추락하기도 했다.

파업은 조합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파업이 순수성을 잃을 경우 조합원을 지키는 수단이 아니라 노조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현대차 노조의 정치 파업이 그런 경우다. 현대차 노조는 계속되는 정치성 투쟁과 갖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內訌(내홍)을 겪으면서 명분과 설득력을 상실하는 등 어려운 입장에 처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파업 자제 선언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지부장은 다음 달 26일에 있을 민주노총의 한'미 FTA 반대 투쟁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파업 필요성을 알리고, 의견을 수렴해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국민과 국가경제에 희망을 안겨주는 현대차 노조로 거듭나겠다는 그의 약속이 과연 제대로 지켜질지 두고 볼 일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