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4타수 4안타…삼성, LG에 8-2 승리

▲ (사진 위)3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강봉규(오른쪽)가 2회말 무사 만루때 좌중간 적시타로 선취타점을 올린 뒤 1루에서 김평호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아래)삼성 김한수가 3회말 1사 때 좌익선상 깊숙한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내달려 세이프되고 있다.

한 남자는 확고부동했던 주전 자리에서 어느새 밀려났고 다른 한 남자는 좀처럼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늘푸른 소나무같던 김한수는 2005년부터 3루 대신 1루를 지키게 됐으나 올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조영훈에게 1루 자리 마저 내주는 때가 더 많았다. 삼성의 백업 우익수 강봉규는 분전하던 김창희가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간간히 출장 기회를 얻었을 뿐, 29일까지 41경기 중 19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3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경기에서 삼성이 8대2으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올 시즌 단역에 불과했던 이들의 힘이 컸다. 7, 8번 타자로 나선 둘은 6안타 4득점 2타점을 합작했다.

이날 김한수(4타수 4안타 2득점)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았다. 전날까지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313, 25일 현대전부터 4경기 연속 안타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잠깐 빛을 발할 뿐이라는 말도 나왔는데 이날 맹타로 자신이 건재함을 증명했다.

강봉규의 활약은 더욱 극적이었다. 그는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375로 선전했음에도 자주 타석에 서지 못했다. 김한수가 1루수로 나서면 1루수를 보던 조영훈이 우익수로 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이날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강봉규는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설움을 날려 보냈다.

삼성은 0대0이던 2회말 대거 4득점, 기선을 잡았다. 박진만의 2루타, 진갑용의 볼넷, 김한수의 우전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자 강봉규가 LG 선발 하리칼라의 초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날리며 선취점을 올렸다. 뒤이어 박한이의 희생플라이, 김재걸의 중전 안타로 2점을 얻었고 2사 만루 상황에서는 심정수가 볼넷을 얻어 밀어내기로 4대0이 됐다.

5회말 삼성 방망이에 다시 불이 붙었다. 2루타를 치고 나간 심정수가 진갑용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았고 김한수의 안타로 맞은 1사 1, 2루 기회에서 강봉규가 좌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날려 6대0을 만들었다. 김재걸의 희생플라이, 박한이의 중전 안타가 이어지며 점수 차는 8대0으로 벌어졌다.

양준혁이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등 신명철을 제외한 삼성 선발 타자들은 모두 안타(총 13안타)를 쳐내 선발 전병호(6이닝 8피안타 무실점)의 승리를 도왔다. 반면 9안타를 맞은 LG 선발 하리칼라는 7실점하며 4와 1/3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2회초 대량 득점 기회에서 점수를 뽑지 못한 것이 LG의 가장 큰 패인. 최동수의 안타와 이종열의 2루타, 조인성의 볼넷으로 1사 만루에서 권용관의 스퀴즈 번트 타구를 전병호가 잡아 포수, 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연결시켰다.

31일 삼성 선발은 제이미 브라운(3승2패, 평균자책점 2.86), LG 선발은 정재복(1승1패, 6.75). 주로 불펜에서 뛴 정재복보다 최근 3연속 선발승을 기록하고 있는 브라운에게 무게 중심이 기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야구 전적

LG 000 000 002 - 2

삼성 040 040 00X - 8

▷삼성 투수=전병호(3승) 임동규(7회) 조현근(9회) ▷LG 투수=하리칼라(5패) 경헌호(5회) 송현우(7회) 김재현(8회) ▷홈런=이대형(9회 1점) 박경수(9회 1점·이상 LG)

■31일 선발 투수

삼성 브라운 - LG 정재복(대구)

롯데 이상목 - 한화 문동환(사직)

KIA 윤석민 - 현대 캘러웨이(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