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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열반' 편성…서울大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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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내년부터 이공계 신입생을 대상으로 수학'과학 과목 '우열반'을 편성 운영하기로 해서 주목받고 있다. 때맞춰 이건희 삼성 회장의 획일적 교육 비판 발언이 곁들여져 교육 정책에 대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학생들의 실력 격차가 너무 심하다는 서울대의 발표는 적잖은 충격이다. 지난 3월 실시한 물리 심화반 시험의 경우 과학고 출신은 평균점수가 70점대였는데 반해 일반고 출신은 30점대에 그쳤고 0점을 받은 학생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함께 강의 듣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연한 수순처럼 정부의 3불 정책 등 대학 입시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대학의 자율성을 제한한 탓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일리가 없지 않다. 하지만 교육의 파행적 실태를 모두 3불 정책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3불 정책은 개선 여지가 없지 않지만 폐지했을 때의 폐단과 부작용도 결코 만만치 않다. 대학이 우수학생만 뽑는 게 능사가 아니다. 대학이 잘 가르쳐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집에도 일리가 있다.

특례입학 등 신입생 선발 방법이 다양해지고, 입시 필수가 아닌 과목은 공부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학력 격차는 어디에도 있다. 해소 노력이 중요하다. 교육 현장을 좀 더 살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서울대의 우열반 편성 조치에서 역설적으로 한국 교육의 희망을 엿볼 수도 있다. 국내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가 부끄러운 사안을 드러내 놓고 개선 방안을 내놓은 용기와 적극적 행동은 평가받을 만하다. 서울대가 좋은 대학으로 사는 방법이기도 하다.

서울대 학생들이 이 지경인데 다른 대학들은 그렇지 않은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면 다른 대학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서울대가 열등학생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면, 3류 대학은 운 좋게 잘 받은 우수 학생들을 잘 살릴 특별한 고민을 해야 한다. 3불 탓만 하면서 해야할 책무까지 방기하고 있지는 않은가.

고교 현장도 마찬가지다. 학교와 교사들은 열심히 하고 있는가. 전부는 아니지만, 공부는 입시학원에 떠맡기다시피 하고…, 그리고는 무엇하고 있는가. 학교 현장의 일신과 교사들의 분발 없이 교육의 정상화는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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