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락 실명…믿고 먹으니 밥맛도 '굿'

달서구청 '클린 푸드제' 1년간 시행 해보니…

▲ 도시락 실명제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업체 매출도 크게 늘어나자 달서구청에 이어 서구청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도시락 실명제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업체 매출도 크게 늘어나자 달서구청에 이어 서구청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지난해 6월 도시락 생산자 실명제를 도입한 K도시락 대표 서재학(45) 씨는 연일 '싱글벙글'이다. 주문받은 도시락 겉면에 업소명과 생산자, 생산 일시를 적은 스티커를 붙인 뒤부터 직원들의 업무 자세가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매출까지 덩달아 올랐기 때문. 생산자 실명제를 시행하기 전 그는 매번 직원들에게 잔소리를 해가며 식품 위생과 조리법을 강조했지만 실명제 도입 뒤부터는 이 짐을 덜었다. 누구 할 것 없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식품을 만들다 보니 책임감이 커져 세심한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 서 대표는 "생산자 실명제 도입 이후 조리자들의 눈빛이 달라졌고 매출도 30%나 늘었다."며 "생산자 실명제는 소비자와의 약속인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청이 대구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지난해 6월 즉석 조리 제품인 '도시락'에 한해 '식품 생산자 실명제(클린 푸드제)'를 시행한 뒤 이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품 생산자 실명제에 동참했던 56개 업체 대부분이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 역시 제조사를 믿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달서구청은 해마다 300만 원을 들여 도시락에 붙일 스티커와 '생산자 실명제 업소'라는 팻말을 업소에 지원해주고 있다. 이처럼 구청의 노력과 업체 및 소비자들의 호응이 맞물리면서 다음달부터는 120개 업체가 동참, 확대 실시된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클린 푸드제는 법적 규정이 있는 제도가 아닌 구청의 권장사항이라 업소들의 동참 없이는 불가능한데 예상보다 반응이 훨씬 좋다."고 했다.

대구 서구청도 다음달 클린 푸드제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 서구청은 도시락 제조업체 6곳 및 음식을 즉석에서 제조, 판매하는 300㎡ 이상 대규모 음식점 15곳을 포함, 보다 확대된 클린 푸드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2010년까지 두부류와 김밥 등 상하기 쉬운 즉석음식에 대해 중점적으로 실명제를 도입할 예정으로, 식중독 예방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 서구청은 오는 29일 업주들과 간담회를 가져 의견을 모은 뒤 본격적으로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식품 생산자 실명제는 식품포장지에 판매업자 이름과 연락처, 주소는 물론 재료와 유통기한 등이 적힌 스티커를 부착해 소비자가 업자를 믿고 식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식품관리제도로, 2005년 인천 연수구에서 전국 첫 시행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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