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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구상문학관 문지기 퇴임문집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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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37년 마감 칠곡군청 여환숙씨

"공직생활 마지막 3년을 구상문학관에서 보냈습니다. 이 기간은 저에게 구도적 삶을 살다 간 구상 선생의 문학적 향기에 흠뻑 취한 날들이었습니다."

구상문학관의 문지기를 끝으로 지난달 말 공직 37년을 마감한 칠곡군청 여환숙(58·사진) 씨가 정년퇴임 문집 '초록을 꿈꾼 나날들'을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소 문학이라면 덮어놓고 손사래를 칠 정도로 '문치'였다."는 여 씨. 왜관읍사무소와 칠곡군청에서 장애인,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노인 등 소외계층을 돌보는 사회복지업무를 줄곧 맡아오다 지난 2004년 11월 구상문학관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문학에 대해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됐다고 했다. 요즘에는 회원으로 적을 두고 있는 달구벌수필문학회, 수필동인 '꽃자리', 시동인 '언령(言靈)' 등의 각종 문학모임에도 열심이라고 전한다.

여 씨는 학창시절 가정 살림이 워낙 팍팍해 정규 학업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로 중·고교를 마쳐야 했다.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인 작년에 경북과학대를 졸업하는 등 만학에 열중하느라 혼기를 놓쳐 지금까지 독신이다.

여 씨는 자신의 문집에서 독신에다 여성 공무원으로서 37년 동안 울고, 웃었던 사연들을 수필, 시, 사진으로 실타래처럼 풀어놓았다. 지난 1984년 8월 태풍 '준' 때의 홍수로 며칠간이나 집에 가지 못하고 수재민 돕기에 나선 일, 1993년 4월 왜관읍 봉계리 대형 산불로 2박3일 동안이나 진화작업에 동원됐던 일, 고약한 민원인의 무고 때문에 고초를 겪은 사연 등….

여 씨가 문집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소식에 구상 선생의 딸이자 소설가인 구자명 씨는 "항상 친정 큰 언니처럼 대해줬던 여 선생이 앞으로는 구상문학관을 대표하는 큰 문인이 돼 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축사를 보냈다. 한국문학관협회장인 김후란 시인 등 여러 문인들과 지인들도 축하를 보냈다.

여 씨는 "긴 공직생활을 아무 탈없이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동료 공무원들과 작년 대장암으로 세상으로 떠난 여동생에게 문집을 바친다."고 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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