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청원 '도곡동 땅' 말 맞다" 황병태·박종근 상황설명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서울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과 관련, 한나라당 서청원 전 의원과 박종근 의원, 황병태 전 의원 등이 잇따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서 전 의원은 지난 3일 당원간담회에서 "김만제 전 포스코 회장이 지난달 초 함께 골프를 치는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이 3차례나 나를 찾아와 자기 땅인데 사달라고 했다. 250억 원에 사준 뒤 계약서를 갖고 온 것을 보니 (이 전 시장의) 형과 처남 이름으로 돼 있어 깜짝 놀랐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었다. 이에 이 전 시장의 처남인 김재정 씨가 명예훼손 혐의로 서 전 의원을 고소했다.

이와 관련, 서 전 의원은 1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최재경)에 피고소인 자격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함께 골프를 쳤던 황병태 전 의원과 박종근 의원도 18일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황 전 의원과 박 의원은 19일 당시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황 전 의원은 "서 전 의원이 김 전 회장에게 '포스코 회장 시절 도곡동 땅을 매입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김 전 회장이 '이 전 시장이 3, 4차례 찾아와 도곡동 땅을 사 달라고 했고 확인해 보니까 250억 원가량 됐다. 나중에 보니까 다른 사람 소유로 돼 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며 서 전 의원의 말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황 전 의원은 "이 전 시장의 형과 처남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전 회장과는 30년 지기로 이런 문제로 연루돼 매우 곤혹스럽다."며 "그러나 김 전 회장이 자신이 한 말을 부분적으로 부인할 수는 있지만 깡그리 부인하는 것은 문제 있다."고 했다.

박 의원도 "김 전 회장이 그런 말을 구체적으로 했다."며 "'포스코가 현재도 그 땅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전 회장이 '아파트를 지어 이익을 봤다.'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전 회장이 이 전 시장과의 관계를 고려해 인정하지 않은 것 같다."며 "검찰이 분명하게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편 김 전 회장 측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의 한 핵심측근은"포스코 회장을 그만둔 뒤인 99년 당시 검찰이 김 전 회장에 대해 모든 뒷조사를 했다. 당시 도곡동 땅도 문제가 돼 조사를 받았지만 김 전 회장이 관여않은 걸로 판단됐다."며 "김 전 회장은 절대 말하지도 않았고 말할 상황도 아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19일 오전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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