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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 예약 민원처리제 겉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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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초본 발급 안되는데다 수요 적어 실효성 의문

지난달 26일 오후 8시쯤 주민등록등본을 떼기 위해 대구 한 동사무소를 찾은 A씨(35)는 '등본의 경우 민원처리 대상이 아니다.'라는 직원의 말에 발길을 돌렸다. 평일에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주민등록 예약민원처리를 해주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갔지만 정작 필요한 업무는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던 것. A씨는 "이왕 이런 제도를 시행했으면 보다 폭넓은 민원처리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 업무를 맡고 있는 B씨는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겠다고 약속했던 민원인이 오지 않아 시간을 허비한 경우가 적잖다."고 푸념했다. B씨는 "초과 근무수당도 제대로 못 받는데 퇴근도 못하고 시간만 허비했다."라며 "다른 동사무소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도 이 때문에 불만이 높다."고 말했다.

평일 오후 늦게까지 업무를 보는 '주민등록 예약 민원처리제'가 주민과 공무원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4월부터 맞벌이 부부, 직장인 등을 위해 주민등록증 신규 및 재발급, 신규 등록, 정정 및 말소, 전입, 국외이주신고 등 주민등록 관련 민원을 예약할 경우 매월 둘째·넷째 주 목요일마다 오후 9시까지 업무를 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주민등록 등·초본이나 인감증명 발급 등 민원인들이 많은 분야는 대상에서 제외돼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데다 초과근무를 해야 하는 담당 직원들은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는 민원인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구청의 한 공무원은 "주민등록 등·초본의 경우는 행자부 업무시간(09:00~18:00)이 끝남과 동시에 시스템이 중단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오후 8시까지는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이 나오지 않는 데 대한 불만도 높다. 또 주민등록 업무의 경우 평소 가족이 대신할 수 있는데다 민원온라인 처리로 인해 수요가 예상밖으로 적어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것. 실제 대구시 전체 행정 동사무소는 모두 143곳인데,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주민등록 예약 민원처리를 한 건수는 326건(전입신고 89건, 주민등록 신규 및 재발급 167건, 기타 70건)에 지나지 않아 동사무소 1곳당 0.76건의 민원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동사무소 공무원은 "행자부의 권고사항은 강제사항이나 마찬가지인데 오후 8시 이후부터 초과근무가 인정되기 때문에 직원들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며 "민원업무 1건을 처리하기 위해 3시간씩 기다리는 데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력 및 인력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각 동별로 처리 건수를 파악, 실정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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