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프로그램 방송 녹화장은 언제 가봐도 열기가 대단하다 싶다. 가까이 다가서면 살점 한 곳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참여하는 출연자도 신이 나서 즐거워하고, 방송을 만드는 스태프들도 질서있게 축제 분위기를 만든다. 그래서 보는 사람도 즐거워져 더 없이 흥이 나는 곳이 음악프로그램 녹화장이다.
'메이비 아이 러브 유'(Maybe I love you)를 부르고 거친 숨을 내 쉬면서 무대를 내려오는 여성 듀오 '걸프렌즈'의 멤버 유리(30)와 채리나(29)를 오랜만에 만났다. 이 두 사람이 그룹 '룰라', '디바'(채리나)와 '쿨'(유리)에서 활동했을 시절에 만났으니 10년 세월이 넘었다. 지나 온 세월만큼, 둘의 우정만큼 노래의 깊이도 많이 달라져 있어 보여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걸프렌즈 결성의 아이디어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궁금했다. "유리 언니하고는 데뷔 이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예요. 가수로 데뷔하면서부터 더 가깝게 지냈죠. 자주 만나고 보면서 언젠가 기회되면 둘이서 한 번 앨범을 만들자고 약속한게 8년 만에 걸프렌즈를 결성하는 걸로 결실을 맺었어요. 마음이 통하니까 음악적 필도 통한 거죠 뭐."
채리나가 얘기하는 동안 유리는 쉴새없이 "맞아, 맞아"하고 박자를 넣으며 말을 받았다. "팀이 해체되고나서 정말 마음고생이 많았어요. '쿨' 해체가 내 탓인 것만 같았죠. 당시에 솔로 앨범도 내고 활동하는 리나가 정말 부러웠어요." 가수는 자기 노래를 들어줄 팬이 있어야 하고, 춤을 잘 추는 사람한테는 땀을 흘릴 '춤판'이 없으면 괴롭다. 또한 연극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한다면 그 생명력은 가치가 없어진다. 서로 팀이 다르지만 그룹 활동으로 시작해 비슷한 시기에 팀 해체라는 시련을 같이 겪어서인지, 10년우정으로 빚어낸 프로젝트그룹 '걸프렌즈'는 각자의 슬픔과 기쁨 그리고 우정으로 색칠되어 물이 묻어도 지워지지 않고, 차도 부셔지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함이 배어있다.
"서로가 몸담았던 팀의 색깔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그게 이번 앨범의 무기라고 생각하고 룰라와 디바 시절의 다른 노래들을 조금씩 리메이크 했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리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리가 홍보전을 펼친다. "들으면서 유괘하고 즐거워지는 댄스곡들을 많이 담았어요. 댄스곡이라 가벼운 음악이 아니라 듣고 편안한 음악이 좋은 음악이잖아요."한다.
이번 앨범에는 '동상이몽', '메이비 아이 러브 유' 등 신곡 10곡을 포함해 쿨의 기존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올포유'와 채리나, 유리가 직접 작사한 '입술만 깨물죠'를 담았다. "후속곡으로 준비하고 있는 '입술만 깨물죠'는 우리들이 그룹으로 재결합하게 된 사연을 직접 노랫말로 만들어서 만든 거예요. 유리언니의 보컬과 제 랩이 잘 조화된 곡이라 음악색깔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채리나가 확신에 찬 소리로 당찬 자신감을 보였다.
"걸프렌즈는 해체되지 않고 평생 같으면 좋겠어요. 좋은 후배들이 계속해서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걸프렌즈는 팀 성격상 앨범 프로젝트별로 멤버가 교체될 수도 있고 더 많은 멤버들이 같이 할 수도 있어서 좋은 후배들한테는 문이 활짝 열려있다고 했다. 만약 2집 앨범작업에 새로운 사람을 영입한다는 누굴 제일먼저 하고 싶은가 물었더니 가수 '비'라고 답한다.
"그냥 바람이죠 뭐.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다 소화해내는 훌륭한 가수인 것 같아서요. 저희 두 명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면 너무 잘 어울린 것 같지 않나요?"하고 말하는 유리를 빠르게 쳐다보는 채리나. 순간 서로를 보며 큰소리로 웃는다. 남자 친구들이 있을 법한 나이여서 은근히 결혼관이 궁금해졌다. 얘길 듣더니 두 살 더 많은 유리가 관심을 보인다.
데뷔한지가 꽤 오래돼서 남자동료들하고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요. 자기 일 분명히 하고 착하고 키 큰 남자가 있다면 2년 안에는 꼭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말하자 채리나가 귀를 바짝 가까이 댄다. 그 모습이 너무 다정스러워 보였다.
대경대학교 연예매니지먼트과 교수
작성일: 2006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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