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정미(41·대구시 달서구 죽전동) 씨는 서문시장을 찾을 때마다 항상 불만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도 주차료를 내야 하기 때문. 박씨는 "2시간만 주차해 놓으면 2천 원 넘게 물어야 하기 때문에 쇼핑을 마음 놓고 못 한다."고 털어놨다. 몇천 원 아끼려고 재래시장을 이용하는데 주차료를 내면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 박 씨는 "주차하기 위해 적잖은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주차 요금만이라도 내지 않게 해준다면 고객들이 좀 더 편안하게 물건을 고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재래시장 상인들 사이에 시장 내 주차장 운영을 상인들에게 직접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차장을 상인들이 위탁 운영하면 고객들에게 무료로 주차장을 이용하게끔 할 수 있어 재래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서문시장의 경우 현재 시장 내 주차빌딩을 대구시설관리공단에서 위탁 운영하면서 최초 30분에 500원, 추가 10분마다 250원의 주차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주차료로 인해 고객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
정진식 서문시장상가연합회 부회장은 "대구시가 재래시장을 살려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최대 불편 사항 중 하나인 주차장 문제는 눈을 감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형소매점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가 주차료 문제라는 것.
정 부회장은 "주차장 운영을 상인에게 맡기면 대구시에 이용료를 내는 한편 상품을 구입한 고객들은 주차장을 무료로 사용하게끔 할 계획"이라고 했다. 더구나 지난해 10월 말 시행된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19조 2항에 '시장 내 주차장을 상인회에 위탁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어 법적 하자도 없다는 것. 이미 관문시장 등 일부 재래시장은 상인들이 주차장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칠성시장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익기 칠성시장상인회 회장은 "상인들이 주차장 운영을 맡아 소비자에게 무료로 주차장을 이용하게끔 하자는 이야기가 많다."며 "아직 몇 가지 문제가 있어 의견 정리가 되지 않고 있지만 주차장 운영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에선 장기적으론 가능하나 지금으로선 상인에게 주차장 운영을 맡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대구시 교통관리과 관계자는 "서문시장 주차빌딩의 한 해 이용료가 9억 원에 달해 상인들이 감당을 못할 뿐더러 이를 허용할 경우 다른 주차장들까지 이런 주장에 나서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반대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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