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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김수복 作 새―하늘 민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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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어머니의 팔을 껴안고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문을 나서니

어머니의 몸 안에서

새들이 지저귀고 있습니다

저녁 노을 속에도

붉게 물든 깃털들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어느 날 문득 어머니의 몸을 들어올렸을 때, 너무나 가벼운 체중에 놀란 적이 있었지. 수밀도의 젖가슴은 말라붙은 고욤 열매가 되어버리고, 한 가계(家系)를 업고 안고 걸리던 어머니의 튼튼한 뼈는 새의 뼈처럼 속이 텅텅 비었지. 이제 저녁놀 속 하늘 민박으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는 것인가.

이 마음 아픈 사연 곁에 브레히트의 시편을 세워두고 싶다.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 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나의 어머니' 전문, 1920) 장옥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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