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어머니의 팔을 껴안고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문을 나서니
어머니의 몸 안에서
새들이 지저귀고 있습니다
저녁 노을 속에도
붉게 물든 깃털들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어느 날 문득 어머니의 몸을 들어올렸을 때, 너무나 가벼운 체중에 놀란 적이 있었지. 수밀도의 젖가슴은 말라붙은 고욤 열매가 되어버리고, 한 가계(家系)를 업고 안고 걸리던 어머니의 튼튼한 뼈는 새의 뼈처럼 속이 텅텅 비었지. 이제 저녁놀 속 하늘 민박으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는 것인가.
이 마음 아픈 사연 곁에 브레히트의 시편을 세워두고 싶다.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 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나의 어머니' 전문, 1920) 장옥관(시인)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