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역사소설 '객주'의 소설가 김주영(68) 씨가 25일 80여 명의 독자와 함께 고향 청송에서 '객주 테마기행'을 열었다.
'객주사랑동호회'(회장 김기한 교촌치킨 사장)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조선시대 부보상들의 떠돌이 인생을 그린 소설 '객주'의 도입부 무대인 문경새재를 거쳐 청송 부동면 상의리 주왕산국립공원, 부동면 이전리 주산지, 파천면 덕천리 송소고택 등지로 옮기며 진행됐다.
김 씨는 "어릴 적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동네 머슴들이 모파상의 소설보다 더 뛰어난 이야기를 구술한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며 옛날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모파상의 단편 '목걸이'의 줄거리를 들려주며 "소박하더라도 분수껏 살라는 얘기"라고 설명한 뒤 가짜 학위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 씨 얘기를 꺼냈다.
"그는 청송 진보면 출신으로 저랑 같은 고향입니다. 곧 가보겠지만 작은 면소재지이지요. 그 아버지가 제 초등학교 후배인데, 주유소를 하다 망하고 일찍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어떻게 유학을 갔을까, 예전부터 의아했었지요."
김 씨는 "내 최종 학력은 2년제인 서라벌예대 졸업이지만 역사소설만 아홉 권을 썼고 이를 위해 경제서·역사서 300권을 읽었다."면서 "객주를 쓰면서 새벽에 국어사전을 들고 한강으로 나와 '왜 젊을 때 공부를 안 했을까?'하고 울기도 했지만 그런 제 자신이 무척이나 자랑스럽다."며 학력보다 실력과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김 씨는 이어 객주를 쓰기 위해 5년간의 사료 수집, 3년간의 장터 순례, 200여 명에 이르는 증인 취재 등 방대하고 치밀한 고증을 거친 사연도 들려주었다.
'객주 테마기행'에 참가한 한 독자는 "어릴 적 읽었던 김주영 선생님의 객주 주무대에 직접 와보니 그때의 감흥이 되살아나 참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 손님들을 싣고 온 3대의 관광버스가 서울로 가자 김 씨는 구순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진보면 고향으로 발길을 서둘렀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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