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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의 숨은 경제학 '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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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앞에 있으면 연 수십억 영업효과…설치 서명운동도 펼쳐

지난 5월 개점한 대구 동구 신천동 농협 청구지점 송재용 지점장은 요즘 예금·대출 등 영업도 바쁘지만 '또 다른 프로젝트' 때문에 정신이 더 없다.

이 '프로젝트'는 횡단보도 설치. 농협지점 부근 도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으로 인근 주민 1천9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서류를 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횡단보도 1곳을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5천만 원. 하지만 5천만 원이면 만들어지는 횡단보도 1곳이 연간 최소 수십억 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농협 청구지점만 해도 부근 횡단보도 설치비는 5천만 원 정도지만, 이 횡단보도가 낳는 영업증대효과는 최소 2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농협 측은 보고 있다. 농협 한 곳에만 가져다주는 횡단보도의 경제효과가 연간 20억 원이므로, 이웃한 아파트의 부가가치 상승 등까지 포함하면 5천만 원짜리 횡단보도 한 곳이 수백억 원의 '돈'을 새로이 만들어주는 효과를 들고온다는 것.

농협 청구지점 측은 부근에 아파트단지가 많아지는데다 학교(청구중고교) 및 종교시설까지 위치, 횡단보도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대구농협 본점도 올 들어 주민 1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인근에 횡단보도를 만들어달라는 민원을 냈다. 이곳 역시 인근에 횡단보도가 없는 바람에 가만히 앉아서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

백덕길 동대구농협 조합장은 "횡단보도가 없어 연간 영업일 기준으로만 20억 원 가까운 돈이 달아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횡단보도 설치 업무를 맡고 있는 대구경찰청 한 관계자는 "횡단보도 1곳이 건물 가치를 좌지우지할 정도라는 말들이 많다."며 "이때문에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경제적 판단보다는 교통안전에 대해 더 큰 고민을 해서 설치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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