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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오페라와 대구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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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 하는데 서툴고 사랑하는데 어색하고 부드러운 말투에 오히려 몸이 굳는 남자들이 대구남자들이 아닐까? 지금은 많이 변했다고 해도 아직도 우리는 좋다는 표현을 하고 남을 칭찬하는 데는 서툴기 짝이 없다.

이러한 습관은 오랫동안 영남의 선비 문화가 대구 남자를 지배해온 탓이리라.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행복할 줄을 잘 모르는 때 예술이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 줄 수 있다. 르네상스 말기인 1597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까메라타' 라는 문화예술운동 모임에서 고대 그리스 비극을 재현 부흥시키기로 하고 '음악극'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오페라로 발전하게 되었다.

르네상스 정신의 결정체가 바로 오페라로 나타난 것인데 르네상스란 이탈리아 말로 '다시 태어난다.'는 뜻이다. 즉, 천 년 동안이나 교회에 의해 신에 대한 절대적 복종과 헌신을 강요받으면서 잃어버린 인간성과 인간자신 등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되살리는 것이었다.

이때 까메라타 회원들은 교회의 권력이나 구습으로부터 되돌려받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고서 어떻게 하면 인간이 인간답고 가장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오페라는 바로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로 나온 것인데, 당시 오페라 공연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재미있고 놀라운 일대 사건이었다.

1600년에 유명한 메디치가(家)의 마리아와 프랑스의 앙리4세의 혼례식 축하연 때 현존하는 최초의 오페라인 '에우리디체'가 공연되었는데, 그것을 본 유럽 전역에서 모인 왕족과 귀족, 부호들과 상인들이 새롭고 환상적인 공연에 대해 다투어 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을 보게 된 그 유명한 베네치아의 상인들은 이렇게 인기있고 돈벌이가 잘 될 만한 것을 놓칠 리가 없었다. 그들은 처음으로 상업적인 오페라극장을 짓고 큰 돈을 벌어서 대성공을 거두었는데 당시 12만 인구의 베네치아에 4개의 오페라 극장이 동시 개관했고 1600년 말까지 17개의 극장에서 388개의 오페라가 공연되었다.

베네치아의 상인들에 의해 예술을 산업화한 최초의 모델인 오페라는 그 후 이탈리아 전역과 유럽·러시아·미국을 돌아 1948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영화가 나올 때까지 무려 300년 이상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예술적 오락물인 것이다. 예술은 우리가 어찌 살아야 할 바를 모를 때 그 길을 안내해 준다. 사랑하는 데 어색하고, 행복해하는 데 서툴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오페라 한 번 보시기를….

박명기 대구문화예술회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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