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개월 여만에 중·고·대입 검정시험 합격 고정숙씨

"평생 배우지 못한 恨 이젠 풀었어요"

"초교 4년을 중퇴한 뒤 학교 문턱이라곤 밟지못해 평생 배우지 못한 것에 한이 맺혔으나, 이젠 공부의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김천 부곡동에서 20여 년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고정숙(46·사진) 씨는 중·고교와 대입 검정시험을 '10개월 25일'만에 잇따라 합격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다. 독학으로 중학과정 검정시험을 준비한 지 2개월여만인 지난해 5월 합격하고 3개월 뒤인 8월에 고입, 지난 4월15일에는 대입검정시험마저 통과한 것.

고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교 4학년도 마치지 못한 채 취업 전선으로 내몰렸지만 늘 저의 불우한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언젠가는 학업을 반드시 계속할 것이다.'며 입술을 깨물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먹고 사는 문제로 피나는 고생을 했다."는 고 씨는 급기야 중학검정시험에 도전하기위해 지난해 3월 혼자 공부를 시작해 두달만에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고입 준비를 위해 문을 두드린 곳은 야학인 '김천늘푸른 학교'이다. 낮에는 미용실 일을 하고 밤엔 매일 3시간여 동안 늘푸른야학에서 공부를 배웠다. 고 씨는 "현직 교사 등 자원봉사자들로 결성된 늘푸른학교의 헌신적인 가르침과 도움으로 조기에 고입과 대입검정시험마저 합격할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그러나 강국원(47) 늘푸른학교 교장은 "매일 배운 것을 밤늦게까지 반드시 복습하는 고 씨의 '독하고 피눈물 나는' 노력이 초고속 기간에 3개 검정시험을 통과한 비결"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시모집으로 지난 7월 김천대 실버캐어(SILVER CARE) 보건복지과에 합격해 내년에 대학생이 되는 고 씨는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해 홀몸 노인과 저소득층 등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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