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담장허물기 확산을

그동안 전국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담장 허물기'운동이 결실을 맺고 있다. 주민 간, 공공기관과 지역사회 간 막혔던 콘크리트 벽이 헐리고 그 자리에 푸른 공간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어우러지는 자리를 마련해 줌으로써 폐쇄적 공간이 개방적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도시를 단절에서 연결로, 불신에서 신뢰로 바꾸고 있다. 우리는 재산의 표시와 범죄방지 등을 목적으로 담장을 높게 쌓아왔다. 철저히 외부와 차단해 놓고 그것도 모자라 폐쇄회로 TV까지 설치했다. 이로 인해 이웃간의 관계는 더욱 단절되고 주거공동체 역시 급속히 와해됐다.

따라서 담장을 없애는 것은 우리의 오랜 문화를 바꾸는 대변혁이라 할 수 있다. 이 운동의 유·무형효과는 크다.

단순히 담장이라는 물리적인 실체를 허물어뜨리고 닫힌 공간을 여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다. 다양한 만남과 여유로움을 불러일으키고 서로 간의 마음의 벽도 깨뜨릴 수 있다.

무너져가는 공동체 의식을 일으켜 세우는 기반 마련도 가능하다. 현대 커뮤니티 조성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담장을 없앤 자리에 휴식공간을 조성했더니 범죄율과 도심의 열섬효과를 줄여 주민들의 수명이 길어졌다는 연구도 있다.

행정기관의 의지가 더욱 요청된다. 공공기관, 민간기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다소 힘에 부치더라도 초·중·고교와 대학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좋다. 신·개축 건물은 아예 담장을 안 하는 운동으로까지 확산돼야 한다. 인간을 생각하는 건강하고 매력적인 도시에 대한 해답을 담장 허물기에서 찾자.

류인관(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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