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대형화재로 잿더미가 됐던 대구 북구 검단동 한일합섬 대구공장이 3년 9개월 만에 또 다시 불이나 전소됐다. 15일 오후 5시 57분쯤 한일합섬 대구공장(부지 4만 6천여㎡, 건축면적 1만 5천여㎡)에 화재가 발생, 제조공장, 사무실, 경비실 등 4개 건물 중 주요 건물 1개 동(D동, 1만 3천47㎡)에 있던 부직포 제조공장과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스펀본드 완제품 1천여t, 폴리프로필렌(PP)과 아크릴사 등 원사 및 원료 1천여t, 사무실 집기 및 기계 등 설비시설이 모두 불에 탔다.
대구소방본부는 소방차 80대와 소방관 313명을 투입, 화재 진화에 나서 화재 발생 6시간 30분 만인 16일 0시 20분쯤 큰 불길은 잡았지만 원사와 원료 등이 계속 불타면서 완전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불은 발화 40시간이 지난 17일 오전 10시까지도 완전 진화되지 않은 채 잔불이 계속 타고 있다.
◆화재 원인=소방당국과 경찰은 제품 작업장이자 원료 및 제품 창고 안 부직포 보관실을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화재 당시 인근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부직포 창고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봤다."고 말하고, 공장 관계자들도 "부직포 보관실에서 갑자기 화재경보기가 울린 뒤 정전이 됐고 대피한 뒤 신고했다."고 말해 이곳을 발화지점으로 추정하고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합선 등 전기 문제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진화작업이 끝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합동으로 현장 정밀감식을 벌일 방침이다.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잔불이 정리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장감식 등을 통해 밝혀낼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특이점은 없다."고 말했다. 북부경찰서는 앞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대구소방본부,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합동 정밀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피해 규모=정확한 피해 규모를 두고 업체 측과 소방당국 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일합섬 대구공장 관계자는 "현재 대구공장의 장부가액이 100억 원 정도이고, 공장 대부분이 불에 타 피해액도 그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회사 측은 경량철골조 샌드위치 패널 건물 4개 중 1개(1만 3천47여㎡)와 창고에 보관 중이던 부직포 완제품 600여t, PP와 아크릴사 등 원사 및 원료 1천여 t, 제조설비 등이 모두 불에 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소방본부는 현재까지 피해액을 동산 28억 원, 부동산 12억 원 등 40억 규모로 잠정 집계 중이다. 화재 당시 3명의 직원이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보험 처리=한일합섬 대구공장은 국내 손해보험사인 H화재, G화재, D화재 등 3곳에 보험가액 143억 원, 보상 한도 100억 원의 화재보험(H화재 40%, G화재40%, D화재20%)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공장은 1년 단위로 화재보험에 가입하고 있었으며 지난 7월 4일 1년치 화재보험이 만기돼 하루 전인 7월 3일 H화재에 3억 원의 보험비를 일시불로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합섬 대구공장 관계자는 "현재 본사에서 총괄보험을 가입해 놓았는데 약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피해액이 40억~100억 원 정도로 추산됨에 따라 손해보험사 등의 피해 조사를 통해 피해액 대부분을 보상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화재에선 동양화재 등 6개 보험회사에 234억 7천만 원 규모의 보험을 들어 150여억 원의 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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