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외투쟁' 손학규…기사회생 할까

孫 복귀선언 경선 전망

자택칩거를 시작으로 경선활동을 중단했던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후보가 21일 사흘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경선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으나 경선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손 후보는 이날 복귀 기자회견에서 '여의도 정치' 탈피를 선언하고 경선대책본부 해체, 여의도 선거사무실 폐쇄, 부산 TV토론회 불참, 자원봉사단 중심의 선거운동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거사령탑 역할을 하는 선대본부와 여의도 사무실을 없애는 것은 정상적인 선거 운동을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경선이 불리할 것에 대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손 후보 자신도 "정치를 바꿔 국민의 신뢰를 얻느냐, 아니면 조롱을 받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며 "나 자신도 막막하다."고 말했다. 경선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도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라고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손 후보의 향후 행보는 경선 '링' 안팎에서 동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인단 동원설, 당권밀약설, 청와대 개입설 등을 집중부각시키면서 지난해 이목을 끌었던 민심대장정 같은 대국민접촉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장외투쟁' 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손 후보의 불완전한 복귀선언으로 신당 경선은 불안한 양상을 이어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가뜩이나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했던 신당 경선이 손 후보의 '몽니'로 더욱 흥행 부진을 겪을 경우 경선 자체가 무의미 해지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이에따라 손 후보의 상대인 정동영, 이해찬 후보는 일단 손 후보 달래기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듯 보였다.

이날 부산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조직동원에 대한 정 후보 책임론을 제기하자 "그런 얘기는 누워서 침뱉기"라며 "당권-대권밀약설도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해명에 주력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손 후보가 회생할 수 있느냐이다. 경선 불참과 복귀를 반복하면서 당장 손 후보는 막대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당내 자신을 지지하던 유권자들의 분위기가 온전하게 유턴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구태정치'를 비판하면서 자신이 오히려 '구태'를 보였다는 비판이 비등해 질 경우 추석 이후 치러질 광주·전남과 부산·경남 경선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따라서 향후 자체 유권자로 부터 역풍을 맞을 경우 손 후보는 후보사퇴를 검토하는 막다른 길에 몰릴 가능성도 있어 신당 경선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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