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8년째를 맞은 대경교통카드의 갖가지 문제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많다. 카드 충전소에서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버스와 지하철 간 환승 오류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 또 교통카드 문제에 따른 이용 문의나 불편 신고도 고객들이 유료 통화를 해야만 해 '서비스 무관심'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대경교통카드 제작 및 관리업체인 ㈜카드넷은 문제가 생길 경우에만 그때그때 '땜질식 대처'를 하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한 형편이다.
◆충전소 돈이 사라진다(?)=편의점에서 교통카드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A씨(40)는 "충전금액이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충전기 전자지갑 잔고 총액이 1천88만 2천 원이었고, 고객에게 충전해준 금액이 970만 3천 원이어서 잔액이 117만 9천 원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115만 4천 원으로 '2만 5천 원'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 A씨는 "2년 전에도 고객에게 1만 원을 충전해주는데 5천 원만 충전돼 카드넷에 전화해 받아냈다."며 "이런 충전 오류가 우리 충전소에서만 세 번이나 발생했지만 업체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보충해 주는 데 그친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현재 교통카드 충전은 충전단말기의 전자지갑에 주인이 직접 돈을 넣고 고객으로부터 요금을 받으면 전자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드넷은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는 단말기나 전산상 오류가 아닌 충전소 '운영자의 실수'라는 입장이다. ㈜카드넷 관계자는 "충전이 100% 완료되기 전에 단말기에서 카드를 급하게 떼어내 빚어진 잘못을 일부 운영자들이 엉뚱하게 시스템 오류로 몰고 있다."며 "충전이 잘못되면 고객의 카드에는 충전이 되지 않고 단말기에만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요청이 있으면 해당 충전소에 찾아가 처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환승 오류 분통=매일 오후 7시 30분쯤 대구역 인근 상가에서 퇴근을 한 뒤 지하철 대구역을 출발, 상인역에 도착해 달서 1번이나 달서 3번 시내버스를 환승한다는 김태권(57) 씨는 최근 세 차례나 환승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교통요금을 환불받았다. 잦은 환승 오류에 화가 난 김 씨는 "젊은 사람들이야 이를 따지고 물어서 돌려받을 수 있겠지만 만약 노인들이나 어린이 경우에는 그냥 넘어가는 일도 많을 것 아니냐."며 "오류가 생기면 바로 환불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교통카드 환승 오류 문제는 적지 않다. ㈜카드넷 홈페이지(http://www.kardnet.com)에는 하루 평균 4, 5건의 환승 오류 및 요금 반환 신청이 접수되고 있는 것. 환승 오류를 파악하지 못한 잠재적 오류까지 감안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카드넷은 환승 오류의 경우, 교통카드 훼손이나 낡은 단말기 탓에 시간 설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카드넷 관계자는 "처음 교통카드 단말기의 시간 설정이 버스, 지하철의 진동이나 전력 공급 등의 문제로 잘못되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원이 있으면 교통카드번호를 파악해 정확한 환승 시간을 확인한 뒤 환불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넷은 이런 환승 오류에 대한 정확한 통계나 환불 금액 내역을 집계하거나 분석하지 않고 있어 환승 오류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용문의 전화 수신자 부담해야=각종 불편 신고나 문의, 문제 제기 등은 승객이 직접 ㈜카드넷으로 전화해서 확인해야 하지만 승객이 전화비를 부담해야 해 '서비스'도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고객의 잘못이 아니라 해당 업체의 오류인 경우가 적잖은 만큼 '080'이나 '수신자 부담 전화'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 하지만 (주)카드넷 관계자는 "벌써 300만 개가 넘는 교통카드가 판매됐고, 교통카드에 문의전화가 이미 적혀 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전화번호를 바꾸는 것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혼선을 가져올 수 있고 홍보도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 관계자는 "교통카드 단말기의 시간 오류로 환승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교통카드 단말기가 설치된 모든 교통수단의 시간 재설정이 필요하다."며 "이용문의 수신자 부담 문제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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