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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화체제, 幻想만 키우는 일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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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 오전 청와대에서 '대국민 인사'를 발표했다. 대통령은 여기서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대원칙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할 이유가 없고, 국민들은 그런 성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말대로 평화정착을 위한 비핵화 문제나 평화체제는 남북의 합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북한의 종래 태도를 볼 때 모종의 합의가 있더라도 언제 어떤 트집을 잡아 백지화시킬지 모르는 불투명성을 안고 있다. 2000년의 1차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 중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무산되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또 다시 방북하는 현실이 합의의 한계성을 실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0일 휴회된 6자회담에서 북한은 연말까지 핵 프로그램은 신고하되 핵 무기수나 플루토늄 사용량에 대해서는 신고를 않겠다고 했다. 핵무기를 국제관계나 남북관계의 지렛대로 계속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숨겨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휴전선 내 GP의 철거나 서해북방한계선(NLL) 재조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한반도 평화선언은 공허한 말잔치가 될 우려가 없지 않다. 오히려 남한의 안보개념을 무너뜨리고, 국민들에게 평화에 대한 환상만 심어줄 위험성이 있다.

지금 단계에서 남북한의 평화정착 구상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가장 긴요한 대책은 북한을 민주화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전쟁 위험을 종식시키는 첩경이다. 평화선언보다는 우편 개방과 같은 문화교류 확대나 시장개념의 수용을 요구하는 조치가 더 현실적이다. 군사대치의 형식요소를 허문다고 안보가 호전되고, 북한이 민주화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은 신성한 통일과업을 한 마당 이벤트로 흐르게 해서는 안 된다.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으며 임기 말의 레임덕 방지나 일개인의 치적, 말뿐인 합의에 집착해서는 곤란하다. 작지만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많은 국민들이 정상회담을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이유를 제대로 살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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