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충청도 말씨하나로 전 국민들의 배꼽을 무참하게 날려버린 방송인 장광순(53)씨. 개그맨 장동민의 아버지로 우연찮게 방송가에 데뷔한 그는 조미료를 치지 않은 맛깔스러운 반찬과 같은 솔직담백하고 구수한 말솜씨로 일약 세간의 관심을 얻었다.
장광순씨가 처음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특집으로 마련된 코미디 폭소클럽 프로그램. 세 식구가 초대되어 한 무대에 섰던 것. 장씨는 이날 느릿느릿한 특유의 말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아버렸다. 그 후 '스타골든벨'에서는 아들보다 더 재미있는 아버지로 유명세를 탔고, '말달리자' 프로그램에서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입장단으로 시청자를 녹여냈다.
"고향 말을 한다는 게 참 좋아요. 원래는 1,2회 정도만 출연할 계획이었는데 한 1년 정도 하게 된 거지 뭐. 고향말이라고 내가 대충 알아서 한 건 아닙니다. 하하하" 편안하게 사투리를 구사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그는 쉼 없이 연습하고 준비했다.
그렇게 노력해서 선보인 구수한 말 한마디로 2006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특별상까지 수상했으니 시청자들이 그에게 쏟은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다. 얼마 전 부터는 SBS '일요일 고향 애'라는 프로에 게스트로 출연중이란다.
"내가 동민이처럼 연극을 하면서 연기를 배운 게 아니잖아요. 출연한 방송을 보면 늘 아쉬워요. 동민이가 피곤 할 텐데도 집에 들어와서 녹화방송을 같이 보면서 서로 상의를 많이 합니다. 이놈 때문에 많이 위안이 돼요. 고맙죠 뭐.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지만 내가 뭘 잘못해 동민이가 피해를 받지 않을까 항상 걱정스러워요."
늦게 발견된 아버지의 끼. 하지만 그의 넘치는 끼는 진작부터 빛을 발하고 있었다. 장동민의 유행어 '그까이거 대충~'역시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물해 준 첫번째 아이디어였다고.
"아들놈이 개그맨이 되고는 첫 방송을 했는데 영 재미가 없는겨 참네. 그날 집에 놀러 온 세윤이가 재미있는거 뭐 없냐고 묻길래 '야~ 그까이꺼 대충 아무거나 해봐. 아무거나 찍어붙여서 말해'라고 했더니 다음주 코너에 '대충~'이 나오더라고. 고놈 자식들 재밌어 죽겄어 참네. 하하하."
그다음 유행어 역시 그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아~근디 대충이 끝나갈 무렵에 또 다른 것을 알려달라고 그러는 겨. 그래서 이번에는 '지친다 , 지쳐'로 해 보자구 했는데 그게 또 방송을 타고 유행어가 됐잖아."
그는 유명세를 타고 나서 마음고생도 많았다고 했다. "가끔 친구들 만나면 술도 한잔하잖아요. 술자리에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는데 가끔 듣기 거북한 말을 하실 때가 있어요. 사람들이 정말로 좋은 말만 했으면 좋겠어유. 가급적 바깥 출입을 안하게 되더라구요. 요즘에는 방송 없으면 손녀딸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요."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없는지 물었다. " 집에 들어와서도 연습하는걸 보면 제일 안쓰러워요. 이놈이 대충하는 놈이 아녀. 시청자들이 우리 동민이를 보고 웃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나치게 욕심 부리지 말구요. 세윤, 상무, 동민이 모두 처음 시작 했을 때처럼 집에도 자주 놀러오면서 오랫동안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아버지로서 바램이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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