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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물만 어지럽고 정책은 사라진 大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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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열흘 남짓 남은 대통령 선거에 정책 대결이 뜨지 않고 있다. 그 많은 정당 중에 대선 공약집을 내놓은 데도 하나 없다. 이런 해괴한 선거가 또 있을까 싶다. 정상적 대선이라면 각 정당과 후보는 일찌감치 미래를 책임질 정책을 제시해 놓고 유권자를 설득하고 지지를 호소해야 맞다. 그리고 각 후보는 자신의 정책을 공론화하기 위해 토론 또한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지금 대선 판은 완전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갖은 핑계로 토론을 회피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지난번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토론을 제의하자 "후보 단일화 이후 보자"고 일축했다. 범여권 후보가 어떻게 정리될지 모르는 상황을 구실로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그 뻔한 속셈은 지지율 50%대 후보의 '부자 몸조심' 아니겠는가. 토론에 나서봐야 손해만 볼 뿐이라는 계산일 것이다. 언론사들이 요청한 패널 토론회 역시 거부했다고 한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서 정책선거를 이끌며 검증의 기회를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의식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신당 정 후보라고 정책선거에 관심이 큰 것 같지 않다. 오직 네거티브 한 방과 후보 단일화에 급급한 인상이다. BBK 전 대표 김경준 씨 귀국에 목을 매고 있는 범여권은 보나마나 이 문제로 선거 판을 끝까지 끌고 가려 할 것이다. 또한 이 후보를 따라잡기 위해 정책보다는 다른 범여 후보와 판을 새로 짜는 게 빠르다고 보고 만사를 제쳐 놓을 것이다.

오늘 출마 선언을 하는 이회창 씨는 이 같은 비정상적 대선 판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었다. 이제부터 선거는 그의 출마를 둘러싼 당위성 논란이 휘저을 것이고, 후보들은 패거리 짓기로 날이 지고 샐 것이다. 이처럼 인물만 어지럽고 정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음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 국민은 참으로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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