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옷수선 잘 배우면 평생직업 거뜬"

대백프라자 남정장 수선실 김명광 사장

"요즘엔 장인정신을 가진 옷수선공이 드물죠. 힘들고 어려운 코스를 밟아야 하기 때문인지 배우려는 사람이 잘 없어요."

대백프라자 5층 남성정장 수선실(420-7499) 김명광(48) 사장은 30년 동안 '옷수선' 외길을 걷고 있다. 말이 사장이지 수선전문 기술자로 대백프라자 내에서는 '수선실장'으로 통한다. 8평(26㎡)의 공간에는 제각기 용도가 다른 재봉틀 9대와 700여 가지의 실패에다 지퍼·단추·똑딱이 등 의류부속품들이 가득하다. 해외 유명브랜드는 물론이고 운동복·등산복 등 옷이라면 어떤 종류라도 완벽하게 수선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 때문에 김 사장은 손님들이 외국에서 산 옷을 들고 와 수선을 맡기는 양이 많아 즐거운 비명이기도 하지만 전문 수선공이 달리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 사장이 바지 길이를 고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분. 하지만 크기가 맞지않는 양복·코트 등 상의를 수선하는 데는 제단·봉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꼬박 일주일은 걸린다고 말한다. 의뢰인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을 만드는 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김 사장이 의류수선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기까지는 여성의류보다 만들기가 더 어렵다는 남성의류를 30여 년이나 만진 때문이다.

"양복을 만들어봐야 옷의 구조는 물론 제단, 봉제 등 만드는 공정을 샅샅이 알게 돼 수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김 사장은 군위(의흥)에서 고교 졸업 후 대구와 서울 등의 양복점에서 제단과 봉제 등 일을 배워 1990년 대구백화점 수선사원으로 입사한 뒤 1993년 대백프라자가 문을 열면서 남성정장 수선실 임대매장 사장에 도전, 기술력과 성실함을 인정받아 낙점을 받았다.

"처음에 맞던 옷도 나이를 먹거나 운동을 하면 어깨·허리·다리통까지 작아지면서 품이 커지고 소매가 길어지는 등으로 수선을 해야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일부에서는 바지 허리도 너무 많이 줄면 수선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안 되는 게 어디 있습니까"라고 되묻는 그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의(衣), 수선기술을 제대로만 배우면 먹고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덧붙여 "수선하는 사람의 경제성도 고려해야 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만큼 수선비를 못 받을 때가 많지만 수선한 옷을 입어보고는 만족감을 느낄 때 가장 보람있고 기쁘다."고 말한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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