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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땅바닥 떨어진 관료조직의 직업倫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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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별로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하던 초기,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들은 정책에 대한 태도 표변으로 국민들의 속을 뒤집었다. 그동안 그렇게 옳다고 고집하던 정책인데도 대통령선거가 끝나자마자 그 반대방향으로 역주행한 경우가 잇따른 것이다. 그 후 공직사회 새판 짜기 차례가 닥쳐오자 이번엔 곳곳에서 연줄 달기가 본업이 되다시피 한다고 했다. 앞서 "우리는 대통령의 도구일 뿐"이라며 자신의 변절을 비호하던 사람들이, 이번엔 "현 정부와는 코드가 안 맞아 힘들었다, 새 정권에 내 사정을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다닌다 했다.

선량한 우리 서민들이 흔히 생각해 온 고급 공무원의 것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모습이다. 국민을 위해 전문성과 소명의식을 갖춰 봉사하는 존재가 공무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그 자신의 이익 챙기는 데나 열심인 소인배 같다는 느낌만 줄 뿐이다. 국민은 봉사의 목적이 아닌 공무원 자기 이익 달성의 수단이 돼 버린 듯해 분통 터지고, 그들이 마련했던 정책 또한 아무런 필연성이나 확신을 갖추지 못한 '아니면 말고' 식의 사상누각이었던 듯해 아찔하기 그지없다. 의지할 데 없는 국민들의 앞날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고위공직자라 해서 뜻이 맞으면 벼슬에 나아가고 아니면 물러나던 조선 사대부처럼 행동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누가 뭐래도 나는 현 정부 사람인데 그럴 수 없다"며 새 정부 참여를 사양했다는 어느 장관같이 하라는 얘기도 아니다. 공무원이 섬길 대상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기본적인 사실만이라도 잊지 말라는 얘기이다. 관료조직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정치적 이해에 흔들리지 않도록 국민의 이익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은 바로 관료들 자체의 책무임을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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