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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취임 전으로 회귀한 코스닥…부양책도 못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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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코스피 143% 급등…코스닥 상승률은 0.42% 그쳐
AI·반도체 쏠림 심화…개인·기관 자금 코스피 대형주 집중
국민성장펀드·코스닥 개편 내놨지만, 체감 효과는 제한적
"정책보다 수급이 문제…실질적 자금 유입 대책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당시 '코스피 5000 시대'를 내걸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정작 혁신기업 중심의 코스닥 시장은 1년여 만에 취임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정부는 출범 이후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코스닥 시장 개편, 연기금 투자 확대 등 다양한 활성화 정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시장의 체감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9%(3.70포인트) 오른 753.3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해 6월 4일 종가(750.21)와 비교하면 상승률은 0.42%에 불과한 수준이다. 사실상 1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2770.84에서 6747.95로 143.5% 급등, 국내 증시 전체가 강세장을 이어가는 동안 코스닥만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발표했으나, 투자자들은 좀처럼 코스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국내 코스닥 관련 ETF 상당수는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대표 ETF는 물론 바이오와 이차전지, 성장주 중심 ETF까지 줄줄이 손실 구간에 머물면서 코스닥 투자 상품이 사실상 전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외면받으면서 코스닥 ETF 역시 기초지수 자체가 부진한 탓에 수익률 경쟁에서 밀렸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해외 주식이나 코스피 대형주 ETF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했던 자본시장 공약과 대비된다.

당시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 시대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는 한편 코스닥을 혁신기업의 핵심 자금조달 시장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신산업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기술기업 상장을 활성화해 성장기업 중심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었다.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상법 개정과 주주환원 확대 등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높이면 코스닥에도 자연스럽게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취임 이후에도 정부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성장펀드다. 정부는 AI와 바이오, 첨단 제조업 등 미래 성장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코스닥 상장 기업 상당수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도 추진했다.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을 신설하고 대표지수와 ETF를 개발해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기술특례 상장제도 역시 우량 기술기업은 적극 지원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신속히 퇴출하는 방향으로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 중심인 코스닥 시장에 장기 투자자금을 유입하기 위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코스닥 투자 확대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시장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AI 투자 열풍 속에서 코스닥은 반도체 중심 장세가 고착화와 함께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에 투자금이 집중됐고, 바이오와 이낸차전지, 벤처기업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수급에서 밀려났다.

무엇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대형주 쏠림을 더욱 부추겼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개인투자자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리면서 코스닥으로 향할 유동성이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 대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했지만 결국 대부분 중장기 과제에 머물렀고,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중심 강세장이 이어지는 동안 정책 효과가 시장의 수급 구조를 뛰어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해선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은 결국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와 유동성이 핵심"이라며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중심 장세가 압도적인 영향을 미쳤고 정책 효과는 상대적으로 희석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취임 당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시장의 자금이 특정 대형주에 집중됐다는 의미"라며 "코스닥을 살리려면 발표 중심의 정책보다 실제 기관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의 코스닥 정책은 대부분 펀더멘털 개선 없이 수급만 늘리는 방식이었다"라며 "상장과 퇴출 제도를 미국 나스닥처럼 효율적으로 개선해 시장의 옥석가리기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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