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발 4·9총선] 포항 남·울릉

'세대교체 가늠자' 이상득 의원 거취 주목

전국적인 관심이 쏠린 지역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6선 도전 여부가 정가의 관심을 얻고 있어서다. 이 부의장은 한나라당이 총선 공천 최대 잣대로 여기는 세대 교체의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 이 부의장은 언론을 통해 6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역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이 부의장의 출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잖다.

이 지역은 5명이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 나섰다. 이 부의장을 비롯해 강석호 한나라당 경북도당 상임부위원장, 이상천 경북도의회 의장, 김순견 전 경북도의원, 이성석 동국대 겸임교수 등이다. 한나라당 대항마로는 단병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과 허대만 대통합민주신당 포항남·울릉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창조한국당의 추연만 전 영일만뉴스 발행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나라당은 이 부의장의 거취에 따라 공천 판도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포스트 이상득'을 노리고 있는 4명의 후보들은 이 부의장이 지역의 '큰어른'으로 남아주길 바라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는 이 부의장이 고령인데다 동생이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후배들을 위해 '아름다운 퇴진'을 바라는 의견과 원내에 들어가 지역 발전을 이끌고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는 데 큰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의견이 혼재해 있다.

이 부의장은 "정치에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동생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총선 출마를 막는 것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잘못된 행태"라며 "나는 국회에서 여·야를 뛰어넘어 대화가 가능하고, 당내에서 계파를 구분하지 않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정치적 자산을 다선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장시킨다면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고도 했다.

이 부의장의 총선 출마 의지가 워낙 강함에 따라 4명의 후보들은 곤혹스런 표정이다.

벽산학원 이사장이기도 한 강석호 도당 상임부위원장은 총선 출마를 공표한 상황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 부의장과 상의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어서 결국 열쇠는 이 부의장에게 넘겼다. 강 상임부위원장은 "이 부의장은 큰 정치를 하시는 분으로 국가는 물론 포항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으로 믿으며 무엇보다 포항지역 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천 의장도 속이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이 의장은 "지역민들로부터 총선에 나와 달라는 권유를 많이 받고 있는데 이 부의장과의 의리 때문에 고민스럽다. 이 부의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출마해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순견 전 도의원도 "이 부의장의 도움을 받은 정치 후배로서 이 부의장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 결정에 따라 행보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성석 겸임교수는 한나라당 공천이 어려울 경우 탈당해 무소속으로 독자행보를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교수는 "이 부의장이 당 공천을 받는다면 무소속으로 나서서라도 지역민의 심판을 받겠다."며 "21세기라는 시대적 상황에 따른 인적변화가 필요하고 새 인물론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이다."고 했다.

지역구 첫 출마에 나선 민노당의 단병호 의원은 공단이 밀집해 있는데다 서민들이 주로 살고 있는 남구에 민노당 깃발을 꽂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단 의원은 지난해 초부터 지역구 출마를 결심하고 사무실을 연 뒤 지금까지 민생 체험 위주로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단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을 다섯 번이나 국회로 보냈지만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 지역 민심이다. 서민과 근로자들을 위하는 단병호가 포항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 가겠다."고 밝혔다.

통합신당의 허대만 위원장은 "시의회, 도의회, 국회에 특정 정당의 독점지배는 지역민의 정치적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며 "지역정치에 경쟁구도와 지역민의 정치적 선택권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추연만 전 발행인은 "정치지도자는 자신만의 길이 아닌 '국민의 숲'을 걸어가야 한다. 창조적 미래세력은 시대정신이 함께하기 때문에 삭풍이 몰아치는 정치의 들판이 두렵지 않다."고 출마의 뜻을 밝혔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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