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의 어깨에 달렸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8일 경기에서 일격을 당한 삼성 라이온즈는 비로 9일 경기를 쉰 뒤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를 10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남은 시즌 경기까지 생각한다면 롯데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는데 배영수에게 중책이 맡겨졌다.
롯데는 당초 예상과 달리 3차전 선발로 에이스 손민한 대신 이용훈을 예고했다. 각각 2004년, 2005년 시즌 MVP로 국내 최정상급 우완 선발 투수인 배영수와 손민한의 맞대결은 시즌 초반 최대의 빅매치로 관심을 집중시켰지만 롯데가 손민한을 11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등판시키기로 함에 따라 이용훈이 나서게 됐다.
배영수와 이용훈은 모두 빠른 공이 위력적인 투수. 두 선수 모두 부상을 딛고 올 시즌 다시 마운드에 섰다는 점도 닮았다. 2000년 각각 고졸·대졸 신인으로 삼성 유니폼을 함께 입은 인연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후 배영수는 삼성의 에이스로 성장했지만 이용훈은 SK 와이번스를 거쳐 2003년 시즌 이후 롯데에 새 둥지를 틀었다.
기량을 비교할 때 제구력이 더 좋은 배영수의 우세가 점쳐진다. 게다가 배영수는 롯데전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여온 '롯데 킬러'다. 롯데와의 경기에 34번(선발 등판 27경기) 나서 17승4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06년 시즌 사이에는 롯데전 14연승을 달리기도 할 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는 상대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아직 배영수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지난 시즌을 재활로 보낸 뒤 올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5회 오른손이 부어올라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빠른 공 구속은 시속 140km대 중반까지 끌어올렸지만 아직 수술 여파가 남아 있는 것. 10일 등판에서도 5이닝을 목표로 뛸 것으로 보인다.
불붙은 롯데의 방망이는 이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에이스를 무너뜨렸다. 한화의 류현진은 3월29일 5이닝 6피안타 4사구 7개 5실점, LG의 박명환은 6일 3이닝만에 8피안타 7실점으로 롯데 돌풍의 희생양이 됐다. 삼성의 자랑인 철벽 불펜이 가동되기 위해선 배영수가 경기 초반 기세등등한 롯데 타선을 상대로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9일 두산은 잠실에서 선발 게리 레스의 호투와 김동주의 2점 홈런을 앞세워 한화를 5대1로 누르고 6연패에서 탈출했다. 우리는 홈런 3개를 포함해 12안타를 터뜨리며 원정팀 LG를 7대3으로 꺾었다.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뛴 LG 선발 제이미 브라운은 2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KIA와 SK의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0일 선발 투수
삼성 배영수-롯데 이용훈(대구)
두산 김명제-한화 정민철(잠실)
우리 이현승-LG 봉중근(목동)
KIA 리마-SK 김광현(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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