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장르에 자신의 작업이 국한되는 것을 거부하는 작가 정유지 초대전이 6월 14일까지 문화공간 KMG에서 열린다.
정유지 작가의 작업은 천을 착색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그녀의 작업을 두고 섬유예술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구체적인 작업 과정과 결과물은 섬유예술과 다른 양상을 띤다.
작가는 무명에 물과 커피가루를 부어 진한 커피색이 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한 후 힘찬 싸리빗자루질을 한다. 이로 인해 커피 알갱이들이 서로 엉키고 눌러 붙어 생동감 있는 곡선이 만들어진다. 이후 그녀는 착색하고 빗자루질한 천을 마름질한 뒤 유리 사이에 끼워 100도 이상 온도에서 굽는다. 고온에도 변형되지 않는 강화 유리를 사용했으며 작품을 구울 공장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소박한 이미지의 무명과 깨끗하지만 부서지기 쉬운 유리, 서구의 커피와 한국의 싸리빗자루라는 상충되는 매체들이 하나의 미적 요소로 작용하는 작품은 일면 낯설게 다가오지만 테이블이나 파티션 같은 친밀한 삶의 풍경으로도 다가온다. 섬유예술 차원에 머물지 않고 섬유의 속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전환시켜 미술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정유미씨는 "자신의 미학을 찾아가는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로 자신의 작품을 봐 달라"고 말한다. 053)627-7575.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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