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100원에 파는 양심…지하철 부정승차 급증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지하철 역사 개찰구에서 한 무임승차 시민이 개찰구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지하철 반월당역.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지하철 역사 개찰구에서 한 무임승차 시민이 개찰구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지하철 반월당역.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8일 오후 2시 대구지하철 2호선 계명대역.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승강장 개찰구를 통과하자, '삐익~' 소리와 함께 역무원이 달려와 여성을 붙잡았다. 학생 정액권을 사용해 지하철을 타려다 적발된 것. 성인이 교통카드를 이용해 개찰할 때는 '파란색' 불이 들어와야 정상이지만, 이 여성의 경우 학생할인권으로 개찰할 때 켜지는 '초록색' 불이 켜졌다. 이 여성은 "초등생 딸이 준 카드를 모르고 사용했다"고 변명했다. 이 경우 요금의 30배를 물어야 한다.

지하철에 '양심'을 버리는 얌체 시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하철 발권(發券) 시스템이 무인화되면서 부정 승차 행위에 대한 점검이 어려워진데다, 올 들어 고유가 파동으로 지하철표 값이라도 아껴보자는 심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대구지하철공사에 따르면 ▷노인·국가유공자·장애인 우대권 부정 사용 ▷교통 할인 카드 부정 사용 ▷무임승차 등으로 부정 승차를 하다 단속된 건수는 지난 한해 3천900여건이었으나 올 들어 현재까지 2천800여건(금액 7천1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측은 "이대로 간다면 연말에는 부정 승차 건수가 6천건을 넘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2005년 무인화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경로·장애인 우대권을 몰래 사용하는 승객들이 많아졌다. 지켜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누구라도 경로 우대권을 뽑을 수 있다. 우대권을 사용할 경우 개찰구에서 다른 색의 조명이 켜지지만, 직원이 없으면 그대로 통과할 수 있다. 아예 표를 뽑지 않고 풀쩍 넘어가는 사람도 꽤 있다.

지하철 1호선 반월당역사 관계자는 "특별 단속을 할 때만 잠시 수그러들 뿐, 부정 표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얌체 승객들 종류도 갖가지다. 역무원에게 적발되면 무작정 삿대질을 하며 항의하는 '우격다짐형'부터 봐달라고 애원하는 '눈물 호소형', 부정승차를 한 적이 없다며 잡아떼는 '모르쇠형'까지 다양하다. 2호선 계명대역 직원 남승희(38)씨는 "가장 딱한 경우가 노인분들"이라며 "출생 신고가 늦게 돼 실제 나이로는 우대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호소하면 벌금을 매기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는 부정 승차에 대해서는 계고 없이 즉시 벌금을 부과하는 식으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김인호 산림청장을 직권면직했고, 청와대는 고위직의 법령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히 처리할 방침이...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21일 오후 1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인 신 의장은 서울 신촌 세...
전북 김제에서 화재 감지기가 오작동으로 잘못 판단된 사건으로 8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었고, 소방관들은 경징계에 그쳤다. 한편, 거제에서...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