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하루 소 도축량 100여마리, 10년 전 70여마리, 현재는 30여마리. 20년새 소 도축 작업량 1/3 토막'
대구축산물도매시장의 초라한 자화상이다. 돼지 작업량은 하루 700여마리로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소 작업량이 급감하면서 전체 도축 및 경매물량은 갈수록 줄어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북구 검단동 축산물도매시장은 대구시가 서구 중리동 도축장을 272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01년 이전, 하루 소 150마리, 돼지 1천500마리 작업이 가능한 최신 시설과 경매장을 갖추었다.
그러나 도축작업시설은 도축물량 확보와 축산물 판로가 막히면서 40%도 활용하지 못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시설 대부분을 놀리고 있는 실정.
대구시 도축세 수입은 작년 한해 9억5천만원에 불과했다. 소 도축세가 20년 당시 1만원에서 현재 4만2천원인 점을 감안하면 세수는 1/4로 감소한 셈이다.
대구축산물도매시장이 어려움에 봉착한 것은 1993년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 농협 고령축산물공판장이 생기면서부터 경쟁에서 뒤졌기 때문. 여기다 수입쇠고기 국내시판이 늘어나고 대형소매점이 속속 입점하면서 주요 수요처인 정육점 수가 급격히 준 탓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 운영 위탁업체인 신흥산업이 1970년부터 시립도축장 운영대행을 맡은 이후 지금껏 활로개척을 제대로 못한 경영 부실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축산물 판로환경이 날로 악화됐지만 도축물량 및 중매인 확보, 유통업자의 경매참여 유도 등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 노력이 소홀했다는 것.
축산업계 관계자는 "도축물량이 적으면 육류 등급 다양화를 기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경매수요가 줄고 이것이 다시 도축량 감소를 가져오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축산물 판로 확대를 위해 축산물도매시장 옥상에 건립한 육류가공공장도 부실운영은 마찬가지. 대구시는 2004년 예산 23억7천만원을 들여 하루 소 30~40마리 가공처리 시설을 갖춰 민간업체에 임대했고 작년엔 사무실 확장을 위해 예산 4억2천만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그런데 하루 가공 물량은 고작 소 10마리 수준. 더욱이 대구도매시장에서 구입하는 소는 하루에 기껏 2~3마리. 나머지 물량은 고령축산물공판장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구시가 예산을 들여 만든 육류 가공공장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가공공장 임대업체인 정성푸드 관계자는 "대구도매시장의 육류 등급이 다양하지 못해 자신이 필요한 육류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고령공판장 이용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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