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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무것도 배울 수 없는 부끄러운 顯忠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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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3번째 顯忠日(현충일)이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순국 선열과 호국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그 훈적을 되돌아보는 날이다. 어느 나라든 승전이나 호국, 전승기념관 등의 명칭으로 기념시설을 잘 정비해 후세들의 교육의 장으로 삼는 데 예외가 없다. 사회가 안정되고 선진국일수록 국가유공자에 대한 대우가 남다르고 관련 유적을 정비하는 데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향토에도 다부동 전적기념관, 포항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등 대표적인 추모기념관이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건립 30년이 된 대구 낙동강 승전기념관의 경우 제대로 관리조차 안 돼 과연 이곳이 승전기념관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한다. 낡고 초라하다 못해 무성한 거미줄에다 곰팡이가 피고 누렇게 바랜 전시품은 찾는 이를 부끄럽게 할 정도다. "세상은 첨단을 걷고 있는데 이곳은 마치 시간이 멈춰진 듯하다"는 관람객의 푸념이 현재 우리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이런 시설에서 무엇을 느낄 것이며 어떻게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련 기관에서는 으레 예산만 핑계로 든다. 그러나 중앙이나 지방정부가 제대로 투자하고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관심과 애정이 없기 때문이다. 과연 의회나 시민사회단체에서 나서서 촉구해야 겨우 돌아가는 일인지 묻고 싶다.

과거 아픈 상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후세에 경계와 교훈이 될 수 있는 기념시설들을 세워 유물을 발굴하고 정비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시민에게 사랑받는 추모시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각오와 마음가짐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편하다고 귀중한 유산을 너무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오늘 하루만이라도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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