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로 예정된 8대 경북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도청이전문제로 불거진 지역별 편가르기와 현의장 출마를 둘러싼 신·구의원 간 세대결. 남녀 대결 등이 복잡하게 얽혀 지역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의장 연임(?)=이상천 의장이 통상 전후반으로 나눠 하는 관례를 깨고 후반기 의장선거에도 출마함으로써 세대교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전반기 2년 동안 의회가 구태에 젖어 제기능을 제대로 못했다'며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초·재선의원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 의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실정이다. 또 의장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정무웅 의원(울릉)과 이우경 의원(경산), 안순덕 의원(의성) 등 의장 후보들도 '도의회 출범 이래 의장이 연임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더구나 집행부 견제기능을 상실하는 등 현재 도의회는 기능 자체가 마비됐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또 "8대 도의회 출범 당시 이 의장은 전반기 의장을 약속한 것도 어긴데다 지난 총선 때는 비례대표 국회의원까지 노려 도의회 수장이라는 직함을 개인의 정치 야욕에 이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단순히 세대교체를 들먹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맞대응하고 있지만 과연 세대교체 역풍을 잠재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청이전 변수=도청이전문제로 촉발된 지역별 편가르기 현상이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도청이전 조례안 통과와 관련된 후보 간 찬반의사에 따라 탈락지 및 선정지 의원들의 집단 몰표 가능성이 높기 때문. 실제 도청이전 진상특위 구성과 관련해 서명한 동남권 지역 등 33명의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정치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데 의장단 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후보들은 가급적 도청이전 문제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선정지 및 탈락지 의원들을 상대로 개별접촉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입장이다.
▶첫 여성 상임위원장 나올까?=경북도의회 사상 첫 여성 상임위원장이 탄생할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6개 상임위에 도전하고 있는 여성 의원은 전체 5명 중 3명. 재선인 한혜련 의원(영천)과 채옥주 의원(비례)이 각각 통상문화위와 교육환경위원장 자리에 도전의사를 밝히고 있고 최윤희 의원(비례)도 상임위 도전에 니섰다. 한 여성의원은 "경북도의회내의 보수적인 정서 탓에 여성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지금껏 한명의 의장단을 배출하지 못했다"며 "때마침 선수나 남녀에 관계없이 일을 잘하는 인물을 요구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최초 여성 상임위원장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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