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정치전면에서 물러나는 중량급 정치인들의 다음 행보에 또 다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되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 정동영 전 의원 등이 그들이다. 18대 국회에 진출하지 못했거나 불출마한 이들은 당분간 별다른 계획없이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하거나 유학길에 나섰다. 강 대표는 그나마 이들중 가장 '행복한' 축에 속한다. 그는 지난 총선에 출마해서 낙선한 것이 아니다. 당내 공천파동을 수습하기 위해 불출마를 선택했다. 또 그는 2년간의 대표직 임기를 채우고 명예롭게 물러났다.
그는 3일 열린 전당대회장에서 신임대표에게 당기를 인계하고는 박수갈채를 받으며 떠났다.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최초의 대표가 된 셈이다. 그는 2일 이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손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결단을 내려달라"며 국회정상화에 동참해주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손 대표도 오는 6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대선참패 이후 6개월여동안의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지난 1일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얼마간 반성과 변화, 쇄신의 시간을 보내겠다"며 당분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3월 한나라당을 탈당, 대선과정에서 민주당의 후보경선에 나섰다가 실패한 후 통합민주당의 임시선장을 맡아 총선에서 81석의 의석을 확보하는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뒀다. 그래서 '구원투수'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불쏘시개 역할을 다했고 이제 재만 남았다"고 말했지만 그가 선택할 향후 행보는 차기대권을 겨냥한 새로운 도전이다.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없는 상태다.
정 전 의원은 2일 부인과 함께 미국 듀크대로 6개월간의 연수를 떠났다. 그는 미국에서 6개월을 지낸 후 다시 중국 칭화대에 가서 6개월간 더 연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패배와 총선실패 등 잇단 좌절에도 불구하고 정 전 의원이 정치권을 완전히 떠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미국으로 떠나면서 "훌륭한 정치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공부하고 책도 보고 사람도 만나 제 나름으로 그림을 한 번 그려보겠다"고 재기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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