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잊지 않을게요."
지난 4일 오후 30명의 사할린 청소년들이 우방랜드를 찾았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러시아 교포 청소년 모국어 연수 및 문화탐방' 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사할린 교포 4세들이다.
학생들은 30℃를 훌쩍 넘어선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4시간 동안 우방랜드 곳곳을 뛰어다니며 놀이기구를 타는 재미에 푹 빠졌다. 김율리아(16)양은 "처음 와 본 할아버지의 나라가 정말 맘에 든다"며 "특히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고 했다.
이들 중에는 5명의 러시아인도 끼어 있었다. 사할린 정부 측에서 한국에 관심이 많은 러시아 학생들도 참가하게 해달라고 특별히 부탁하면서 올해부터 교포가 아닌 러시아인들도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것.
안토냔 에르몬(Antonyan Ermon·17)양은 "매운 음식을 좋아해 별 문제없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열심히 한국말을 공부해 앞으로 꼭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구미로 가 5일과 6일에는 금오산 등반과 쇼핑 등을 하며 경북 나들이에 나섰다.
러시아 교포 청소년 방문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1997년 구미 '동북아청소년협의회'라는 단체가 만들어지고 난 뒤 벌써 11회째 이어지고 있는 행사. 지금까지 433명의 러시아 학생들과 90명의 중국 학생들이 이 단체의 초대를 받아 한국에 다녀갔다. 협의회 이용철 사무국장은 "경북도에서 예산의 절반을 지원해 주고 있으며, 좋은 취지에 공감해 도움을 주겠다는 곳도 많아 우방랜드 초청은 민족통일대구광역시청년협의회에서 지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한국어강좌와 각종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한 뒤 오는 14일 사할린으로 출국한다. 이 국장은 "한핏줄이라고는 하지만 교포4세들은 사실상 한국에 대한 모국애가 거의 없다"며 "이들에게 한국인이라는 뿌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이 행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