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기섭의 목요시조산책] 목어/강인순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일찍이 온 세상은 수심 모를 바다였었나

헛된 꿈 헤엄치던 우린 작은 물고기

두드려 묵은 때 벗고 소금기를 토한다

목어의 빈 배를 보면 허욕도 한때인 걸

기쁨과 슬픔이며 하찮은 사랑과 미움도

마침내 이르고자 하는 문턱에 서성임을

누구나 존재의 근원에 다가가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개 자성의 몸부림에 그치기 쉽습니다. 삶을 둘러싼 세상이 '수심 모를 바다'라면, 인간은 단지 헛된 꿈에 사로잡혀 그 수심을 헤집고 다니는 '작은 물고기'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청맹과니, 까막눈이가 어디 따로 있던가요. 법열의 은비늘을 보고도 못 보는 우리 모두가 실은 청맹과니요 까막눈이인 것을. 떠돎과 헤맴, 모든 것은 헛되고 헛되나니. 진정한 깨달음은 무엇이고, 또 그 길은 어느 하늘가를 떠도는지요.

목어를 두드리며 세속의 소금기를 토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끝 모를 의심덩어리는 더 커져만 갑니다. 끝내는 이르고자 하는 문턱을 서성이다 애욕이 들끓는 세상 속으로 되돌아 오고야 말 뿐. 어쩌면 그것이 깜냥 없는 인간의 순정한 모습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시조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조국 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상계엄 사과를 촉구하며, 전날의 탄핵안 통과를 기념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극우 본당을 떠나...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 2차 이전 작업을 본격 착수하여 2027년부터 임시청사 등을 활용한 선도기관 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차...
대장동 항소포기 결정에 반발한 정유미 검사장이 인사 강등에 대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경남의 한 시의원이 민주화운동단체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