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온 세상은 수심 모를 바다였었나
헛된 꿈 헤엄치던 우린 작은 물고기
두드려 묵은 때 벗고 소금기를 토한다
목어의 빈 배를 보면 허욕도 한때인 걸
기쁨과 슬픔이며 하찮은 사랑과 미움도
마침내 이르고자 하는 문턱에 서성임을
누구나 존재의 근원에 다가가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개 자성의 몸부림에 그치기 쉽습니다. 삶을 둘러싼 세상이 '수심 모를 바다'라면, 인간은 단지 헛된 꿈에 사로잡혀 그 수심을 헤집고 다니는 '작은 물고기'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청맹과니, 까막눈이가 어디 따로 있던가요. 법열의 은비늘을 보고도 못 보는 우리 모두가 실은 청맹과니요 까막눈이인 것을. 떠돎과 헤맴, 모든 것은 헛되고 헛되나니. 진정한 깨달음은 무엇이고, 또 그 길은 어느 하늘가를 떠도는지요.
목어를 두드리며 세속의 소금기를 토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끝 모를 의심덩어리는 더 커져만 갑니다. 끝내는 이르고자 하는 문턱을 서성이다 애욕이 들끓는 세상 속으로 되돌아 오고야 말 뿐. 어쩌면 그것이 깜냥 없는 인간의 순정한 모습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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