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렌드]가을 패션-속옷/화장품

올 가을, 불황에 위축된 여성들의 마음은 과일빛을 닮아간다.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닮아 한층 농익은 빛깔이 가을을 수놓는다.

안나수이·보테가베네타·셀린 등 파리와 뉴욕에서 열린 각 패션 브랜드들의 컬렉션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컬러가 바로 퍼플. 블루톤의 퍼플부터 짙은 컬러의 퍼플까지 다양한 컬러 톤의 의상이 선보여 올 가을 유행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엔 블랙, 그레이 색상의 미니멀리즘이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천연의 과일 색상이 전형적인 가을 색상인 브라운을 대신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속옷·핸드백·구두·화장품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겉옷과 달리 란제리는 한층 화려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사회분위기와 위축된 소비심리 탓이다. 겉옷은 한번 구매하면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이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속옷은 더욱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는 것.

비비안 디자인실 우연실 실장은 "올 가을 란제리는 고급스러운 여성미와 화려함을 극대화시킨 디자인을 선보인다. 어두운 사회 분위기와는 반대로 화려한 분위기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란제리의 화려함은 은은한 광택 소재에서 드러난다. 올 가을 브래지어는 실크 느낌의 새틴소재를 사용하고 여기에다 큐빅·스팽글 등을 사용한 제품들이 눈에 띈다.

비비안은 와인색과 퍼플 색상으로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더한 '웨이브핏 브라'를 선보였다. 광택이 있는 새틴 원단에 도트 무늬를 넣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가슴 곡선에 따라 굴곡이 다르게 설계된 '웨이브 와이어'를 사용해 가슴을 편안하게 받쳐주고 모아준다.

슬립도 올 가을 여성 속옷의 화려함을 잘 보여주는 아이템. 그 중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슬립의 밑단. 올 가을 슬립은 스커트 아랫부분에 다양한 변화를 주어 기존의 일자라인이 주는 단조로움에서 탈피했다. 언밸런스 라인을 사용하거나 밑단에 다른 소재나 레이스를 덧대어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린 제품, 자수를 놓은 원단에 주름을 잡아 독특한 느낌을 살린 제품 등이 출시되고 있다.

파자마와 가운도 선명하고 강렬한 색상을 앞세운 포인트를 사용한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전히 원색을 사용한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가운의 경우는 크기가 큰 화려한 꽃무늬를 사용한 제품이 강세다.

한편 올 가을 핸드백에도 과일 빛이 물들어 잘 익은 베리, 깊이 있는 와인과 붉은 빛의 애플 등 풍성한 가을을 닮은 색상의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금강제화의 '발렌시아가'는 애플백·체리백·베리백 등 과일 이름을 딴 '프룻 하모니(Fruit Harmony)' 제품을 시리즈로 출시했다. 검붉게 잘 익은 자두의 색상을 소재로 한 자두백과 신비한 퍼플 컬러의 베리백 등은 블랙이나 브라운 혹은 그레이 등의 클래식한 색상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아이템이다.

잘 익은 과일을 닮은 색상은 구두도 예외가 아니다. 올 가을 구두는 그레이·블루·블랙 등 차분한 색상이 주를 이루지만, 와인과 같은 선명한 느낌의 색상이 포인트로 제안되면서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크업도 마찬가지. 올 가을에는 화장을 한 듯 안 한 듯 투명한 피부를 강조하던 '쌩얼'에서 벗어나 신비로운 느낌의 바이올렛 색상이 메이크업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연보라 빛의 바이올렛부터 매우 짙은 딥퍼플(진보라)까지 다양한 느낌의 '바이올렛' 색조 화장품이 출시되고 있다. 레드보다 고급스럽고 유혹적인 느낌의 퍼플 컬러가 이번 가을 가장 트렌디한 컬러로 떠오른 것. 라네즈 메이크업 아티스트 실장은 "이번 가을에는 매끄럽게 윤기나는 피부표현 뿐 아니라 피부톤의 음영을 살려 얼굴선이 선명하고 또렷해 보이도록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및 자료 비비안·아모레퍼시픽 제공.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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