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내면에는 아이 같은 순수함과 맹수 같은 잔혹함이 공존한다. 고난에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가 하면 사소한 두려움에 무릎을 꿇기도 한다. 한없이 냉정하고 잔혹하다가도 한없이 여린 존재가 되기도 한다. 한없이 정직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야비한 모습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이 돌변하는 모습은 다른 내가 아니다. 내 속에는 여러 유형의 내가 있었지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뮤지컬 '소울 메이트'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인정하는 주인공을 통해 관객인 나의 또 다른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제목 '소울 메이트'에서 메이트를 굳이 타자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
주인공 은성은 성공을 꿈꾸는 29세 여자다. 그녀는 착하고 약하게만 살아왔다. 사랑도 했고 이별도 했다. 누구나 한 개쯤 가슴에 품고 있을 만한 멍도 있다. 그녀에게는 친구 민혜성이 있다. 순진함과는 거리가 있는 여자친구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혜성은 "순진한 생각 따위는 버려라"고 말한다. 은성은 그런 혜성을 자신과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은성은 자신이 친구 혜성과 무척 닮아 있음을 깨닫는다.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것, 내 모습과는 다르다고 생각한 내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한 단계 성장한 것이다.
'Who are you?(너는 대체 누구니?)'를 부제로 달고 있는 이 작품 '소울 메이트'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만남에 관한 작품이다. 2008년 대구시 기초예술진흥공모사업 대형 기획공연선정작품이다. 대구에서 활동중인 극단 CT 전광우 프로듀서는 "창작뮤지컬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작정하고 만든 작품이다. 완성도 높은 작품, 롱런 작품으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극본 최현묵, 연출 이종훈, 작곡 이영주 등 패기 넘치는 연출가와 작곡가들이 힘을 합쳐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공연안내=11월 14일∼12월 14일/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4·7시, 일 오후 3·6시(월요일 공연없음)/일반 2만5천원(청소년 1만2천원)/1544-1555, 1588-7890.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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