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봉사와 나눔의 삶, 무도인의 사명"

"아파본 사람만이 아픔을 겪는 사람에게 봉사할 수 있죠."

여성 사범 최영자(57)씨. 예순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가장 동(動)적인 스포츠로 건강을 다지며 당당하고 주도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 무도인이다. 그녀는 무도(武道) 23년 경력에 태권도 5단, 수박도 4단, 택견 (6동)의 자격을 갖춘 현역 여성 사범이다.

그녀가 무도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건강 때문이다. 한때 체중이 늘어나 디스크까지 발병해 고생을 했다. 건강에 빨간불이 켜져 식이·운동요법을 병행한 자신만의 운동프로그램을 하루도 빠짐없이 땀 흘리면서 오롯이 감수할 수 있었던 건 그녀의 근성과 무도인의 정신력이 큰 힘이 되었다.

13년 전부터 황금노인복지회관에서 택견 지도봉사를 해오고 있다. 봉사와 나눔의 삶을 실천해 지난해 지역봉사부문 '대구시장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한국 전통무술을 접하고자 파란 눈의 외국인들이 제 발로 찾아올 때면 나름 전통무예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러나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아 안타깝다고 토로한다. 무도가 워낙 엄격하고, 체력 소모도 크고, 무엇보다 재미로 하는 레포츠와 달리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그녀의 23년 무도인생은 놀랍다.

그녀는 헝그리(맨주먹) 정신과 오뚝이와 같은 억척스러움으로 삶을 헤쳐 왔다. 사업부도로 가세가 기울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지만, 꿋꿋이 1남 2녀를 키워냈다.

"봉사한다지만, 도리어 제가 더 많이 배워요. 딸처럼 어머니처럼 살갑게 챙겨주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너무 짧게 받아서인지 늦게나마 어르신들을 만나게 된 것 역시도 너무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은 경험을 통한 재능과 지혜를 터득했고, 또 어려서 겪은 고생이 인내심과 겸손을 알게 해주었다고 했다.

"오늘의 제가 있는 것은 바로 무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글·사진 김태양 시민기자 sun033ri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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