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감 스타의원 뒤엔 실력파 보좌관 있더라"

'국정감사 스타 의원 뒤에는 실력파 보좌관이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단연 화제에 오른 대구경북 의원은 한나라당 정해걸(군위·의성·청송) 의원이다. 부재지주의 쌀 직불금 수령의 부당성을 최초로 제기한 정 의원은 지금까지 15차례 이상 언론 인터뷰에 초대됐다. 그가 국감 스타 반열에 오른 데는 김보현(33) 보좌관의 역할이 컸다.

17대 때 열린우리당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김 보좌관은 지난해 국감에서 이미 쌀 직불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번 국감에서 이 문제를 파헤쳐보겠다고 생각한 그는 지난 9월 말 농림수산식품부에 쌀 직불금 관련 '감사원 결과 처분요구서'를 요구했고, 대외비인 이 문건을 전달받은 뒤 관계자 몰래 자료를 필사했다. 이 자료를 통해 2006년 직불금 수령자 99만8천여명 중 17만여명이 부당하게 직불금을 수령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그는 "의원님이 군수로 재직하면서 직불금 문제를 현장에서 지켜본 덕분에 몇 마디만 보고해도 문제점을 훤히 꿰고 있어서 일하기가 편하다"며 겸손해 한다.

김태환(구미을) 의원실의 김태한(46) 보좌관도 '스타 의원만들기'에 일가견이 있다. 김 보좌관은 정부나 피감기관들이 자료를 두툼한 책으로 여러 권을 가져와도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정독한다. 이를 바탕으로 추가자료를 요구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문제점을 정리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였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횡령 사건의 경우 관련 검사들이 수차례 김 보좌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의정활동 동안 몇 차례 불미스런 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국감 때만 되면 어김없이 언론의 관심을 받는 것도 김 보좌관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올해도 첨단무기 방위산업체의 해킹 문제와 석유공사의 비축유 구매의 문제점을 지적해 해당 기관들이 정책을 바꾸기도 했다. 김 보좌관은 "자료를 수박겉핥기식이 아니라 깊이있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안과 제도적 개선 마련에 주안점을 둔다"고 말했다.

정희수(영천) 의원실 권형석 보좌관은 국토해양위 의원실에만 12년을 근무한 베테랑이다. 그래서 그는 국토해양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몇 안 되는 보좌관으로 꼽힌다. 특히 오랫동안 피감기관 관계자들과의 인연으로 풍부한 인적네트워크가 최대 강점이다. 정 의원이 성실하게 의정활동에 임할 수 있는 것도 권 보좌관의 전문성이 받쳐주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주변의 평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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