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뇌졸중·뇌경색·뇌출혈…어떻게 다를까

"중풍?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도대체 뭐가 뭔지…."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뇌혈관 질환에 따른 신경학적 장애를 총칭하는 질환이다. 뇌졸중은 악성 신생물(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 단일 장기로는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이러한 뇌졸중은 크게 허혈성 뇌경색과 뇌출혈로 구분된다. 우리나라 등 동양권 국가의 경우 예전엔 뇌출혈 비율이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심장질환 증가 등으로 뇌경색이 점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풍은 한방 용어로, 뇌졸중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뇌졸중 등 뇌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여러 질환을 포괄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뇌경색과 뇌출혈은 어떻게 다를까. 원인과 증상, 치료방법 등을 통해 알아본다.

◆뇌경색이란

뇌경색은 한마디로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생기는 질환으로, 증상이나 원인 질환에 따라 뇌혈전성, 뇌색전성, 열공성 뇌경색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뇌혈전성은 동맥경화증으로 주로 큰 혈관이 좁아져 막히는 경우이고, 뇌색전성은 심장이나 다른 큰 동맥에서 생긴 혈전이 떨어져 나와 혈류를 타고 뇌혈관을 막으면서 발생하며, 열공성 뇌경색은 아주 작은 뇌혈관이 막히는 것이다. 뇌경색의 원인으로는 나이, 가족력, 흡연, 심장병에다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른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꼽히고 있다. 또 최근엔 운동 부족, 식이, 스트레스, 과음 등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특히 최근엔 특별한 이유 없이 40, 50대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증상

뇌경색은 갑자기 찾아오는 게 특징이다.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말이 평소보다 어눌해지며 어지럽고 걸을 때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짧으면 몇분, 길면 몇십분 정도 증상이 지속하다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에 '괜찮겠지'하며 놔두는 경우가 많아 특히 위험하다. 이러한 증상은 뇌경색 발생을 미리 알려주는 신호인 만큼 반드시 신속하게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반복되는데도 진단을 통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혈관이 막혀 편마비 증상이 심해지고 혼수상태에까지 이를 수 있다.

◆치료·예방법

뇌경색 진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진단 방법으로는 보통 혈청학적 검사 및 뇌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등이 시행되는데, 뇌관류영상, 뇌혈류 초음파 검사도 도움이 된다. 뇌경색으로 진단되면 곧바로 치료에 들어가는데, 경동맥이나 중뇌동맥 등의 혈관이 갑자기 막혔을 땐 카테타를 통한 뇌혈관조영술 및 혈전용해술을 응급 시행한다. 그러나 이는 증상이 나타난 뒤 3시간 이내에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어서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선 평생 약물 치료가 필요하고, 팔·다리 마비가 심할 경우엔 재활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선 혈압 및 혈당을 조절하고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피하며, 꾸준한 운동 및 적절한 식이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뇌출혈이란

뇌출혈은 뇌경색과 달리 혈관이 터진 상태로, 뇌내출혈 및 지주막하 출혈이 대부분이다. 뇌내출혈은 고혈압과 관계가 깊고, 혈관 기형이나 종양, 외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동맥류와 관계가 있는데, 뇌혈관의 한 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생긴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뇌동맥류의 경우 크기가 작거나 터지지 않을 경우엔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은 뇌경색과 비슷한데 의식 장애, 편마비, 발음 장애, 발작, 심한 두통 및 구토 등이 특징이다.

◆치료·예방법

진단 방법은 CT, MRI, MRA 등 뇌경색과 비슷하고, 뇌동맥류 진단을 위해 뇌전산화단층혈관조영술도 시행한다. 또 혈관 이상 및 뇌동맥류의 정밀 진단을 위해 카테타를 통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뇌출혈의 일반적인 치료 원칙은 지나친 혈압 상승을 조절하고 기도를 유지하며 절대 안정을 취하는 것이다. 뇌내출혈의 경우 출혈 위치 및 정도를 확인, 필요시 혈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약물 및 재활 치료도 하는데, 약물 치료에는 뇌의 부종을 가라앉히는 약물, 진정제, 지혈제 등을 사용한다. 뇌지주막하 출혈의 경우는 뇌동맥류의 크기, 위치 및 상태에 따라 뇌혈관조영술을 통한 코일색전술, 동맥류결찰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뇌출혈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혈압 관리가 중요하고, 날씨가 추우면 외출을 삼가고 과도한 음주 등도 피해야 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박상원 대구파티마병원 신경과 과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