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력사유화 논쟁' 정두언-박영준 6개월만에 회동

청와대 참모진의 '권력 사유화'논쟁을 벌였던 정두언 의원과 이로 인해 물러난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것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둘은 지난 19일 대선 1주년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그룹인 안국포럼 출신 모임 자리에서 조우한 것.

이날 모임의 참석자들은 모임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대선 승리 1주년을 기념해 안국포럼 출신 인사 10여명이 조촐하게 모여 옛 얘기를 나눈 것으로 선거 때 함께 고생한 사람들끼리 대선 승리 1주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식사나 같이 하자고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참석한 이춘식 의원도 22일 "대선 전 고생한 사람들끼리 만나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눈 것 외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정치적 함의를 담을 만한 말들은 크게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친이계 분열을 가속화시킬 정도로 심하게 다퉜던 정 의원과 박 전 비서관이 단순히 식사나 하기 위해 만난 것은 아닐 것이라는 데 정치권의 일치된 시각이다. 이 대통령을 도왔던 측근 그룹이 어려운 시기에 화합해 다시 한번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들 보태고자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관측이다. 박 전 비서관은 정 의원에게 여러 사람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계 개선을 하자는 의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의원은 "송년회 자리인데 (모른 척하면) 썰렁해지니까 일부러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마치 매일 만나는 사람처럼 대했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정 의원은 다른 약속이 있다며 10여분 만에 자리를 떴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재기를 원하는 박 전 비서관으로서도 정 의원과 사이가 나빠서 좋을 게 없지 않겠느냐"며 "조만간 비슷한 자리가 또 생기면 두 사람이 다시 만나 관계 개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정 의원과 이춘식 의원, 박 전 비서관을 포함, 강승규 의원,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김백준 총무비서관, 신재민 문화부 2차관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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