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옥관의 시와 함께] 나뭇가지/곽해룡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새가

날아가자

나뭇가지가 흔들린다

새가 앉아서 울 때는

꿈적도 않더니

새가 떠나자

혼자서

오랫동안 흔들린다

종일 겨울비 내렸던 엊그저께, 내 일터의 튤립나무 가지에 찌르레기 한 마리가 앉아 요란스레 울어댔다. 뼛속까지 시린 비를 고스란히 받아내던 잿빛 새 한 마리. 아무리 다급하게 울어대도 새가 앉은 나뭇가지는 미동조차 없었다. 그것은 온종일 졸라대고 애원해도 "꿈적도 않"던 어린 시절 아버지를 닮았다. 보내놓고야 비로소 "혼자서/오랫동안 흔들"리는 우리들의 아버지. 이것이 어찌 아버지와 나의 관계뿐이랴.

모든 존재는 부재를 통해 현현한다. 어둠이 있어 빛이 있음을 알게 되고 너의 빈자리를 통해 너의 소중함을 뼈아프게 깨닫는다. 무성했던 이파리 다 벗은 나뭇가지처럼 소박한 단 두 문장의 시행. 새와 나뭇가지, 두 주인공만 등장하는 단순한 장면의 짧은 동시 형식이지만 이 행간이 품고 있는 정서적 울림은 지극히 깊고 그윽하기만 하니.

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더불어민주당의 골목골목 선대위원장 이원종은 이번 지방선거를 끝으로 정치 활동을 마감하고 본업인 배우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 부담...
19일 삼성전자 노사 총파업 전 마지막 협상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재개되었으며, 중노위가 양측의 입장을 수렴하고 조정안을 마련할 가능성을 검토하...
MC몽이 라이브 방송에서 성매매 의혹과 관련해 김민종의 실명을 언급하며 논란을 일으키자, 김민종 측은 이를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