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장기전으로 가나…5일만의 대화도 결렬

여야가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5일 만에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합의도출에 실패하면서 여야협상도 장기전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5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협상을 재개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언론 관계법, 금산분리 완화 문제 등의 처리시기 등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잠정합의한 '가(假) 합의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한 반면, 원 원내대표는 정세균 대표가 제안한 여야 간 쟁점이 없는 95개 법안을 일단 처리하고, 쟁점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자는 방안으로 맞섰다.

이날 여야 간에 가장 큰 입장차이를 보인 대목은 법안처리 시점을 명기하느냐 여부였다. 한나라당은 이견이 없는 민생법안은 물론 쟁점 법안들에 대해서도 각각 분명하게 처리 시한을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대 쟁점법안인 방송법과 관련, '2월 임시국회에 상정, 합의처리를 노력한다'는 조항을 합의문에 명시하자고 주장했고, 한미 FTA 비준안은 '협의처리 시한을 6월로 미루되, 금산분리 법안은 2월에 협의처리한다'는 문구를 넣고 나머지 쟁점법안들에 대해서도 처리시한을 합의문에 적시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시한명기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원 원내대표는 방송법에 대해 '합의처리에 노력한다'는 문구를 양보하더라도 처리시기를 못박을 수는 없다고 버텼고, 한미 FTA 비준안에 대해서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협의처리한다'는 식으로 넘어가자고 고집했다. 이어 나머지 쟁점법안에 대해서도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한다'는 식으로 처리시한을 빈칸으로 남기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중점 처리 법안으로 선정한 85건 중 여야 간 이견이 없는 58건과 법사위원회 계류 중인 법안 37건 등 95건을 이번 회기에 처리하는 방안에는 사실상 합의함에 따라 큰 틀에서는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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