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은 우리의 세시 풍속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세시 음식문화는 대부분 자연환경과 우리민족의 전통적인 생활양식에 의해 형성, 발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떡의 문화에는 토속신앙적인 의미인 농경의례와 지위의 높고 낮음과 재산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나름대로의 삶과 그들의 풍류, 잡귀신을 물리친다는 의미도 함께 담겨져 있다.
제철에 나는 식품재료로 한 요리가 계절음식이다. 이 중에서도 빈부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즐겨 빚어 먹었던 것이 떡이다.
정월 초하룻날 설날에는 흰떡과 함께 떡국을 끓여 차례상에 올렸다. 그리고 온가족이 함께 한 그릇씩 나눠 먹으므로 인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여겼다. 설날에는 특별히 떡에 고운 고물을 입혀 만든 찰떡도 즐겨 먹었다. 설날 만드는 떡가래 모양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떡을 길게 가래로 뽑는 것은 재물이 끊임없이 풍성하게 불어나라는 축복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정월대보름에는 찰밥을 쪄서 밤·대추·설탕을 섞고 그것을 참기름과 진간장으로 버무려 쪄낸 약식을 즐겼다. 약식은 신라 소지왕이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까마귀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좋아하는 대추를 넣어서 떡을 만들어 제를 지내면서부터 유래됐다는 것.
이월 초하룻날에는 '삭일송편'이라 하여 송편을 커다랗게 빚어 노비들에게 나이 수만큼 나눠주었다. 농사가 시작되는 절기에 노비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건강을 기원하기 위한 풍속이었다.
오월 단오는 수릿(우리말로 수레)날이라고 해 이 시기에 많은 수리취나물을 뜯어 섞어 절편을 만들었다. 거기에다 수레바퀴 문양의 떡살로 찍어 참기름을 발랐다. 수레바퀴 문양이여서 '차륜병'이라고 하기도 한다. '수레바퀴럼 인생살이가 술술 잘 돌아가라'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칠월 칠석날에는 쌀로 만든 백설기가 으뜸이다. 백설기는 옛날부터 어린이용 간식이나 비상식량으로 널리 애용됐다. 또 삼복더위에는 쌀가루에 술을 넣고 발효시켜 찐 증편을 만들어 먹었다. 증편은 상하지 않고 새콤달콤하여 소화도 잘 되고 더위에 입맛을 북돋워주는 떡이다.
팔월 보름 추석이면 햇쌀로 송편을 빚어 차례를 지낸다. 옛날부터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하여 송편 만들기에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송편속에 들어가는 소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송편은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멋이 잘 들어나는 계절 음식이다.
10월 상달의 마지막 날에는 집집마다 시루떡을 쪄 고사를 지내는 풍속이 있다. 이때는 찰떡·메떡·수수떡에 콩·호박·오가리·곶감 등을 넣고 쪄서 가신이나 마을의 안녕을 비는 고사를 지냈다. 고사떡은 주로 팥시루떡이었다. 팥의 붉은 색이 악귀를 쫒는다는 속설에 따른 것. 떡을 쪄서 시루채로 장독대나 대문, 마루 등에 가져다 놓고 수복과 안녕을 빌고 동네 친지들과 골고루 나눠 먹었다.
이러한 세시 풍속은 세월이 갈수록 차츰 잊어버리고 묻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세시 풍속 중 떡문화를 통해 조상들의 질곡의 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음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반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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