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거듭하던 대구 도심 횡단보도 설치에 대해 대구시가 입장을 정리했다. 시는 오는 10월까지 중앙네거리에 횡단보도를 설치하겠다고 한 반면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는 유보했다.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재검토
대구시와 중구청이 추진 중인 '걷고 싶은 동성로 만들기'를 위해 횡단보도가 필요하다는 본지 보도(2008년 3월 31일)로 촉발된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안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시는 12일 "국채보상로 횡단보도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사업에 포함된 중앙네거리에 오는 10월 설치하고, 한일극장 앞은 2010년 하반기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가 국채보상로 교통여건을 분석한 결과 교차로인 중앙네거리 횡단보도는 보행자 이동 편리성이 높은 반면 한일극장 앞은 중앙네거리와 불과 140m 떨어져 교통정체가 우려된다는 것. 또 경기 불황에 직면한 지하상인들의 입장을 고려해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는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한일극장 앞은 시민사회단체와 지하상인이 함께 참여한 상황에서 객관적인 용역기관이 1년 정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0년에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 ♡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연대 측은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를 먼저 긋고 중앙네거리를 검토할 수도 있는데, 시의 입장은 어떻게든 뒤로 미뤄보겠다는 것"이라며 "끊어진 동성로 상권을 살리고 보행권을 되찾는 데 대해 대구시의 의지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최초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공고
대구시는 이날 중구 반월당~대구역네거리 중앙로 1.05㎞ 구간에 대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 공고한다고 밝혔다. 시는 사업비 98억원을 들여 이번 달 공사를 발주해 10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4차로인 이 구간을 2차로로 대폭 줄인다. 낮에는 시내버스만 다닐 수 있고, 밤에는 택시 통행(오후 11시 30분~오전 5시 30분)만 허용된다. 이 구간에는 미디어 조형분수, 탁족대, 프로그램 분수, 실개천 등이 생기고, 나트륨형 가로등과 다양한 조명장치가 설치된다.
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완성되면 시내버스 통행속도가 현재 10.9㎞/h에서 25㎞/h로 2배 이상 빨라지며 승강장 통합으로 인한 환승이 편해지고, 첨단형 버스쉘터(지붕 있는 버스승강장)로 시민들이 편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횡단보도가 3개에서 7개로 늘어나고 동성로와 중앙로가 연결되는 이면도로도 보행자 전용으로 바꿀 것"이라며 "공사로 인한 중앙로 교통혼잡이 예상돼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