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진국의 도시들은 걷기 편한 거리를 넘어 '유모차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만드는 데 고민한다. 유아, 장애인, 노인 등 보행약자들까지 마음 편히 다닐 수 있어야 진정 사람을 위한 도시라는 생각 때문이다.
20일 오후 취재팀은 유모차를 직접 밀며 대구역에서 봉산문화회관까지 걸어봤다. 아이와 함께 대구를 찾은 외지인을 가정한 것이다. 그 결과 대구 도심의 인도는 형편없었고 시민의 보행권은 묵살당하고 위협받는 최악의 수준이었다. 횡단보도가 없는 곳은 모두 장애물처럼 여겨졌다. 사람보다 차가 우선인 도로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대구역 3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오자마자 지하도가 나타났다. 어디에도 횡단보도는 없었다. 시민에게 물어 왼쪽으로 300여m 떨어진 번개시장 앞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이후 '전자공구거리'로 들어서자 좁은 이면도로에 주차된 차량들과 교행하는 차량들이 뒤엉켜 있었다. 도저히 유모차를 밀 수 없었다. 노보텔 앞에서는 동성로 쪽으로 가지 못하고 공평네거리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동성로를 연결하는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이다. 삼덕파출소 쪽 인도에는 웨딩숍이나 상가 앞 인도에 불법 주·정차 차량이 빼곡했다. 인도 폭도 너무 좁아 사람들과 부딪치기 일쑤. 봉산육거리에는 횡단보도가 없어 반월당네거리 사이에 하나 있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봉산문화거리가 나타났지만 이곳 역시 길 양쪽으로 주차된 차들이 빼곡했고 인도조차 없어 유모차를 끌고 가기가 불가능했다.
특별취재팀 김재경·서상현기자 사진·이채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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