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소리의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 전시회가 대구에서 열린다. 수성아트피아는 소리의 발전 과정을 한자리에 모은 '더 사운드 & 미디어 아트'전을 3월 8일까지 호반갤러리와 멀티아트홀에서 연다. 특히 이번 전시회엔 100년 전 소리의 감동과 함께 비디오 아트의 세계적인 선구자인 고(故) 백남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전시회는 100년 전 소리의 녹음과 재생을 가능케 한 에디슨의 발명품인 '틴포일'을 시작으로 축음기와 소리상자, 라디오, TV 등 28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인류 최초의 음향기기인 틴포일은 관람뿐만 아니라 직접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리로 만든 원통에 홈을 판 다음 주석 박을 씌워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한 틴포일 원리는 훗날 움직이는 영상을 담아낼 수 있는 영상기로까지 발전한다. 에디슨이 발명한 영상기도 함께 전시된다. 또 강릉 참소리 박물관 손성목 관장이 지난해 유럽과 미국을 돌며 수집한 100여점의 새로운 작품이 전시된다. 동전을 넣으면 자동으로 피아노와 아코디언 북이 연주되는 '스테포드 피아노 오케스트리언'과 '파테 오토매틱 콘서트', '클링저 축음기' 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클링저 축음기는 1889년 독일의 대표적인 축음기 회사인 클링저사(klingor)에서 당시 귀족과 부유층의 요구로 대량 생산한 축음기로 외형 및 소리의 중후함으로 인해 축음기의 여왕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이 외에 축음기 이후 발명된 라디오와 TV의 역사도 함께 선보인다. 1920년 미국의 프랭크 콘래도가 진공관을 이용, 전파를 수신하는 장치인 라디오 발명에 성공한다. 그 후 축음기 없이도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1920년 당시 만들어진 서랍장 크기의 다양한 라디오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1928년 영국 J.L.베어드가 만든 세계 최초의 텔레비전도 만날 수 있다. 40, 50대 중장년층에게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한편 백남준의 '빈센트 반 고흐'는 100여개의 모니터를 통해 영상이 전시된다. 5m가량의 작품 크기 때문에 이를 축소, 똑같은 영상을 재생한다. 이 작품은 과학이 인간화된 예술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준 작품으로 반 고흐의 자화상을 차용하고 있다. 그의 고독과 좌절, 번뇌 등이 수백 개의 모니터를 통해 전달되면서 예술의 인간화, 기계의 생명화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전시 관람 후에 수성아트피아 소공연장인 무학홀에서 화려한 영상과 어우러진 음악 감상 시간이 마련된다.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안내=~3월 8일/수성아트피아 호반아트홀&멀티아트홀/5천~3천원/053)666-3266.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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