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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찰밥 해 놓을테니 와서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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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령에서 황간으로 가는 곳에 있는 광평에 살았을 때, 열살이었던 나는 정월대보름 달을 보기 위해서 어머니와 이웃 아주머니들을 따라나섰다. 철길을 건너서 작은 동산에 올라 푸른 소나무 옆에서 정월대보름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본 정월대보름 달은 구름 위를 씩씩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젊고 예쁜 어머니가 말을 했었다. 정월대보름 달을 보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휘어진 푸른 소나무는 늠름했고 나는 정월대보름 달이 파르스름하니 씩씩하게 구름 위를 지나는 것을 보다가 어머니를 따라서 내려왔다. 결혼을 하고 도시에 살면서 밤이면 뜨는 달을 잊고 살아 왔다. 아이들이 커서 학교에서 늦게 돌아오는 날이면 마중을 나가면서 밤하늘 달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한 둘째가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둘째에게 전화를 했다."찰밥을 해 놓을 테니 오너라.""정말이야? 엄마, 고마워요." 전화를 받은 딸의 즐거운 마음이 수화기를 통해 전해졌다.

정월대보름 저녁에는 그 옛날 어머니와 같이 동산에서 정월대보름 달맞이를 하면서 소원을 빌었던 것처럼 소원을 빌어야겠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김순호(김천시 성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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