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지자체 식목일 행사 20여일 빨라져

지구온난화의 영향 등으로 대구경북 지역의 기온이 점점 높아지면서 대구시내 구·군마다 식목일 행사를 보름 이상 앞당기고 있다. 움이 트고 꽃이 피기 전에 나무를 심어야 활착률(나무가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는 확률)이 높기 때문. 식목일인 4월 5일이면 기온이 너무 높아져 늦다는 것이다.

대구 동구청은 13일 중대동 산불피해지역 일대에서 봄철 나무심기 행사를 열기로 했다. 0.5ha의 면적에 은행나무와 해송 등 650여 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서구청과 수성구청도 이날 와룡산과 가천동 경부선 철로변에서 각각 나무심기 행사를 한다.

달성군은 오는 19일 현풍면 상리 일대 야산에 1천 그루의 잣나무를 심으며, 남구청은 20일 대명6동 앞산빨래터 공원 인근에 영산홍 등 1천8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나무 심는 시기가 20여일 빨라진 것은 대구의 봄철 평균기온이 50여년 사이 2.5℃ 높아졌기 때문이다. 1960년대 대구의 봄철 평균 기온은 3월이 6℃, 4월은 12.5℃였지만 이후 계속 상승해 1980년대는 3월 7.1℃, 4월 13.9℃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에는 3월 8.5℃, 4월 15℃까지 치솟았다.

기상청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2000년대 봄꽃의 개화일이 1980년대에 비해 5~7일, 90년대에 비해 1, 2일 빨라졌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식목일을 나무심기에 적합한 3월 15일 전후로 앞당기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산림청은 4월 5일 식목일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2월 하순부터 나무심기가 시작되지만 북부지방은 4월 말까지도 나무를 심는 점을 감안해 4월 5일 식목일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날(문무왕 17년 음력 2월25일)과 조선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 날(양력 4월5일)이라는 상징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일부 지자체에서는 나무심기 행사를 아예 취소하거나 나무 나눠주기 행사로 대체하고 있다. 달서구청은 오는 20일 달비골 입구에서 시민들에게 2천250여 그루의 라일락과 때죽나무, 매실나무 등을 분양할 예정이다.

중구청은 27일 오전 9시 30분부터 구청 주차장에서 산수유·매실·헛개나무·감나무 등의 유실수와 라일락·산벚나무 등 11종 4천50그루의 나무를 나눠주기로 했다. 한 명당 4그루로 한정되며, 중구 주민뿐 아니라 인근 직장인 등 대구시민이라면 누구나 나무를 받아갈 수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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